조선일보 2023. 8. 12. 03:03
[아무튼, 주말]
[박돈규 기자의 2사 만루]
‘전쟁 같은 맛’으로 전미도서상 후보
한국계 미국인 사회학자 그레이스 조
엄마는 양공주였다. 부산 어느 기지촌에서 청춘을 보냈다. 이름은 군자(1941~2008). 사회학자인 딸 그레이스 조(Grace M Cho)는 엄마를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6·25전쟁, 가족 상실, 굶주림, 미군 기지촌, 혼혈아 출산, 미국 이민, 사회적 죽음 등 한국 현대사의 질곡을 몸과 정신에 진열해 놓은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레이스 조는 미국 브라운대를 졸업한 뒤 하버드대에서 교육학 석사를 받았고 현재는 뉴욕시립대 사회학·인류학 교수다. 엄마의 생애를 복기한 회고록 ‘전쟁 같은 맛(Tastes Like War)’은 2021년 전미도서상 논픽션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고 시사주간지 ‘타임’은 올해의 책으로 선정했다. 2022년에는 아시아·태평양 미국인 도서상을 받았다.
‘전쟁 같은 맛’의 끄트머리에 모녀가 나눴다는 대화가 나온다. “준비 중인 책에 양공주(yanggongju)라는 단어가 등장한다”고 하자, 그레이스의 눈을 피하며 군자가 지적한다. “오, 그건 나쁜 말이야.” 딸은 이렇게 대꾸한다. “내가 글쓰기로 그 의미를 바꾸려고 해요. 그 단어가 더 이상 수치스러운 말이 아니었으면 해요. 그 여자, 내게는 영웅이니까. 나는 엄마가 조금도 부끄럽지 않아요.”
https://v.daum.net/v/20230812030339791
“엄마는 양공주였지만 부끄럽지 않아… 나한테는 영웅이니까”
전쟁 같은 맛
베스트셀러
저자 Cho, Grace M. | 역자 주해연
출판 글항아리 | 2023.6.13.
페이지수 463 | 사이즈 134*199mm
판매가 서적 19,800원 e북 13,86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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