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氣칼럼니스트/진중권칼럼과쓴소리

[진중권 칼럼] 프레임의 충돌

바람아님 2023. 12. 28. 06:46

중앙일보 2023. 12. 28. 00:46  수정 2023. 12. 28. 06:04

여당의 위기 맞아 한동훈 조기등판
야 ‘검찰 쿠데타’ 맞서 “운동권 청산”
새로운 유형의 보수 만들어야 승산
말싸움 아니라 실천 통해 입증해야

“완벽한 검찰공화국의 수립을 위한 포석이 놓였다. 이제 ‘당, 정, 청(=용)’이 모두 검찰 출신에 의하여 장악되었다. 2019년 검찰 쿠데타가 시작되었다고 문제 제기했을 때 과한 규정이라고 동의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이제 앞다투어 ‘검찰 쿠데타’란 말을 쓰고 있다.” 조국 전 장관이 제 SNS에 올린 글이다.

이 프레임은 문학적 성격을 띤다. 민주적 선거로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은 ‘쿠데타’가 아니다. 검사 출신의 과다기용은 ‘편중 인사’일지는 몰라도 그걸 ‘독재’라 부를 수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 ‘검찰 쿠데타’는 프레임이라기보다는 수사학에 가깝다. ‘개새끼’라는 말을 생물학적 분류에 사용하지는 않지 않은가.

게다가 ‘검찰 쿠데타’의 주역이 누구던가? 검찰총장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것은 민주당 정권이었고, 일개 검사장을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의 반열에 올려놓은 것 역시 법사위 소속 민주당의 의원들이었다, 사실 민주당의 ‘처럼회’야말로 제2의 검찰 쿠데타를 획책하는 21세기 ‘하나회’라 불러 마땅하다.

그러니 이런 말을 듣는 것이다. “중대범죄가 법에 따라 처벌받는 걸 막는 게 지상 목표인 다수당이 폭주하면서 이 나라의 현재와 미래를 망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그런 당을 숙주 삼아 수십 년간 386이 486, 586, 686이 되도록 썼던 영수증 또 내밀며 국민 위에 군림하고 가르치려 드는 운동권 특권정치를 청산해야 합니다.”

길이 아닌 것은 ‘함께’ 가야 길이 된다. 과연 그렇게 만들 수 있을까? 아무쪼록 가지 않은 길을 가기로 한 그가 현실의 저항에 좌절하지 않기를, 한갓 분식(粉飾) 위원장, 즉 보수의 흉한 얼굴을 가리는 일회용 마스크로 소모되지 않기를 바란다.


https://v.daum.net/v/20231228004615148
[진중권 칼럼] 프레임의 충돌

 

[진중권 칼럼] 프레임의 충돌

“완벽한 검찰공화국의 수립을 위한 포석이 놓였다. 이제 ‘당, 정, 청(=용)’이 모두 검찰 출신에 의하여 장악되었다. 2019년 검찰 쿠데타가 시작되었다고 문제 제기했을 때 과한 규정이라고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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