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24. 1. 25. 00:32
배우자 문제 감싸기 급급 친윤들
결국 공천 겨냥한 움직임 아닌가
정권 재창출이 곧 대통령의 성공
리스크 적당히 덮고 갈 수는 없어
태블릿으로 클라우드로부터 데이터를 다운로드받는 최초의 사례는 우리 생각보다 훨씬 오래전에 일어났다. 구약성서에는 모세가 시내산에서 석판에 신의 계명을 내려받는 장면이 나온다. 그때 받은 계명 중 하나가 이것이다. “내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 이 계명을 엄수(嚴守)하는 이들이 이 나라에도 있다. 국민의힘에 모여 있다. ‘KKH’(고대 근동에선 자음만 표기했다)라는 이름이 호명되면, 벌집을 쑤신 듯 난리가 난다.
여사님을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 좀 하면 안 되는가? 민주주의 국가의 시민들은 자신이 선출한 대통령을 ‘히틀러’라 불러도 된다. 그런데 선출되지도 않은 여사의 이름만 나오면 단체로 경기를 일으킨다. 대체 왜들 그러는가?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내치려는 시도가 불발로 끝났다는 것. 그동안 그를 ‘윤석열 아바타’, ‘X세대 윤석열’이라 비난해 왔던 민주당은 머쓱해졌다. 아울러 문제가 된 수직적 당정 관계를 어느 정도 수평화한 것도 ‘성과’라 할 수 있다.
대통령이 영부인을 일방적으로 싸고도는 모습도 그만 보고 싶다. 국민은 여사라는 리스크 덩어리를 공적 감시 아래 두고 싶어 한다. 대통령의 헌법적 책무는 국민을 수호하는 것이지, 국민의 뜻을 거슬러 아내를 수호하는 것이 아니다.
https://v.daum.net/v/20240125003214598
[진중권 칼럼] 내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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