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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칼럼] 복화술사의 인형들

바람아님 2024. 4. 18. 01:10

중앙일보 2024. 4. 18. 00:40

총선 참패의 최대 원인은 대통령
그런데도 여당선 변명·남탓 행태
대통령 속내 대변하는 인형인가
젊은 정치인에게 희망 걸 수밖에

크게 패했으면 일단 반성부터 해야 하는데 아직 정신들 못 차린 것 같다. 집권 여당이 총선에 패하는 것 자체가 드문 일지만, 그것도 이렇게 압도적인 차이로 패한 적이 일찍이 있었던가? 그런데도 그 당에서 들려오는 소리라곤 ‘변명’이나 ‘남 탓’뿐이다.

친윤계의 변명부터 들어 보자. 여의도연구원장을 지낸 박수영 의원의 말이다. “참패는 했지만 4년 전보다 의석은 5석이 늘었고 득표율 격차는 5.4%로 줄었다. 뚜벅뚜벅 전략, 가랑비 전략으로 3%만 가져오면 대선에 이긴다.” 아예 현실을 부정하기로 한 모양이다.

4년 전 선거는 ‘K 방역’의 성과로 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하늘을 찌를 때. 그때 국민의힘은 야당이었고, 탄핵 여파로 당이 거의 궤멸한 상태였다. 대선에서 이겨 집권여당 행세하는 지금의 성적표를 왜 그 시절의 것과 비교하는지. 지금 필요한 게 위안인가?

이번 선거에서 대통령이 야당 선거대책위원장 노릇을 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디올백 담화, 이종섭 출국, 황상무 망언, 의사 파업 담화 등 중요한 고비마다 국민의 염장을 제대로 질러댐으로써 야당 압승의 결정적 기여를 한 게 바로 대통령 아니었던가.

마치 모래에 머리를 박은 타조를 보는 듯하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총선 참패의 책임자로 응답자의 68.0%가 윤석열 대통령을 지목했고,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라는 응답은 10.0%에 머물렀다. 국민의힘 지지층도 윤 책임 70.4%, 한 책임은 11.3%라 대답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입술을 움직이면 안 되는 대통령 대신 그의 속내를 말해주는 인형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이 변하지 않는 한 그 어떤 수도 통하지 않는다는 것. 그게 인형들과 그 뒤의 복화술사가 애써 외면하려 하는, 이번 선거의 메시지다.


https://v.daum.net/v/20240418004025649
[진중권 칼럼] 복화술사의 인형들

 

[진중권 칼럼] 복화술사의 인형들

크게 패했으면 일단 반성부터 해야 하는데 아직 정신들 못 차린 것 같다. 집권 여당이 총선에 패하는 것 자체가 드문 일지만, 그것도 이렇게 압도적인 차이로 패한 적이 일찍이 있었던가?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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