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24. 1. 26. 00:32
전통과 현대 사이의 근대 부재
동시대를 좇아가기 바빴던 역사
누락된 역사 재건은 국가 책무
국립근대미술관 설립 검토해야
최근 『살롱 드 경성』이라는 책을 냈다. 서울이 ‘경성’으로 불리던 일제강점기에도 ‘살롱’이라 할 만한 예술가 집단이 건재했음을 보여주는 책이다. 우리가 익히 아는 이중섭, 박수근, 김환기에서부터 오지호, 이인성, 이쾌대 등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화가들까지 총 30명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데, 이 책의 독자 후기에 이런 반응이 많다. “반 고흐나 모네 같은 외국 작가는 알면서, 왜 나는 이런 훌륭한 한국 화가들을 이제야 알았나.” 또 독자들은 묻는다. “이 그림들을 어디 가면 볼 수 있나?” 책의 도판 중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이 꽤 많다는 사실에 놀란 이들은 이렇게도 말한다. “그림 보러 국립현대미술관에 가봐야겠다.”
그런데 이 자리를 빌려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에 가도 이 그림들을 볼 수 없다! 최근 기증받은 고 이건희 회장 기증품을 포함해서 국립현대미술관에는 만 점이 넘는 소장품이 있지만, 근대 시기 미술품을 ‘상설’ 전시할 공간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 그림들은 거의 수장고에 보관되고 있는 형편이다.
그렇게 된 이유를 우리는 미술관의 역사에서 찾을 수 있다. 한국의 국립미술관은 1969년 처음 생겼다. ‘미술관’이라는 개념도 없던 가난한 시절이었다.....그러던 중 1980년대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을 앞두고, 번듯한 국립미술관 하나 없는 나라 꼴을 외국인에게 보이기 싫어 급히 추진된 사업이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건립이었다.
이제 우리도 파리의 오르세나 뉴욕의 모마(MoMA) 같은 멋진 근대미술관이 있는 나라에서 살아보고 싶다!
https://v.daum.net/v/20240126003207694
[김인혜의 미술로 한걸음] 이 그림들을 어디 가면 볼 수 있나요?
살롱 드 경성
한국 근대사를 수놓은 천재 화가들
저자 김인혜
출판 해냄출판사 | 2023.8.25.
페이지수 396 | 사이즈 150*217mm
판매가 서적 18,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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