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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경대] ‘음력 설(Lunar New Year)’

바람아님 2024. 2. 6. 00:35

강원도민일보 2024. 2. 6. 00:05

제국의 황제도, 근대화된 정부도, 어찌하지 못한 명절이 우리에게 있다. ‘설날’이다. 태양력이 국제 표준이 된 지금, 새해의 시작이 양력 1월 1일이라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지만, 우리 전통이 고수하는 설날은 요지부동, 음력 설이다.

낯선 양력설(新正)의 첫 등장은 대한제국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종 황제가 을미개혁(1895년)으로 서양의 ‘그레고리력’을 도입하면서부터이다. 양력을 채택하고, ‘건양(建陽)’이라는 독자 연호를 사용한 고종은 그해 음력 11월 17일을 1896년 1월 1일로 선포하는 조칙을 반포했다. 그때부터 음력설은 ‘옛날 설날(舊正)’로 밀려났다. 그러나 전통에 대한 민초들의 애착은 끈질겼다. 때때옷을 입고 웃어른께 세배를 올리거나 일가친지들이 모여 조상께 차례를 지내는 새해 첫 명절은 여전히 음력 설날이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에도 두번 새해를 맞는 이중과세(過歲)의 낭비 요소를 없앤다고 음력설은 공식 휴일에서 제외했으나, 민간의 정서는 꺾이지 않았다. 새벽에 차례를 지내고 출근하는 식이었다. 결국 정부는 1985년부터 음력 설을 ‘민속의 날’이라는 억지춘향격 이름을 사용해 공휴일로 지정하더니, 1989년부터는 ‘설날’이라는 고유의 명칭을 다시 회복하고 3일을 쉬도록 하는 명절 복귀를 단행할 수밖에 없었다.

그 ‘음력 설’을 유엔이 올해부터 휴일로 지정했다. 유대 명절, 힌두교 명절, 페르시아 새해 명절 등과 함께 전 세계 유엔 직원들이 연중 기념하는 8번째 선택 휴일의 지위를 부여받은 것이다. 더 고무적인 것은 유엔이 ‘중국 설’이라는 명칭을 쓰지 않고, ‘음력 설(Lunar New Year)’이라고 칭한 것이다.....여러 나라가 공유하는 유·무형의 자산을 특정 국가 이름으로 표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우리 ‘설날’을 민초들이 지켜냈듯이 ‘음력설’ 또한 아시아 다수 국가가 지켜낸 전통의 소산이다.


https://v.daum.net/v/20240206000537987
[명경대] ‘음력 설(Lunar New Year)’

 

[명경대] ‘음력 설(Lunar New Year)’

제국의 황제도, 근대화된 정부도, 어찌하지 못한 명절이 우리에게 있다. ‘설날’이다. 태양력이 국제 표준이 된 지금, 새해의 시작이 양력 1월 1일이라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지만, 우리 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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