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時流談論

[강천석 칼럼] ‘저 黨 찍었다간 나라 亡하겠다’에 다시 갇힌 한국

바람아님 2024. 3. 9. 06:19

조선일보 2024. 3. 9. 03:10

김대중·노무현 그림자까지 지워버린 民主黨이 정말 민주당일까
선거가 ‘나쁜 선택’과 ‘더 나쁜 선택’의 경쟁 되면 나라 기울어

한국 유권자들은 지난 20년 가까이 저 당(黨)을 찍으면 나라가 망(亡)할 것 같아 이 당(黨)을 찍었다. 이쪽이 돼야 나라가 더 잘되고 국민이 더 잘살 것이란 확신을 갖고 표를 던진 게 아니었다. 그러곤 얼마 안 가 손가락을 자르고 싶다는 끔찍한 진담 같은 농담이 나돌았다. 저 당을 찍었더라면 나라가 왕창 거덜났을지도 하며 스스로를 달랬다.

미국이 모양이 이렇다. 3년 반 전 트럼프 시대를 악몽(惡夢)으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바이든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지금 바이든 시대에 몸서리치던 유권자들이 트럼프를 에워싸고 있다. 이 기세라면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더 커진다.

오르막 나라 유권자는 ‘좋은 선택’과 ‘더 좋은 선택’의 사이에서 고민하는 호사(豪奢)를 누린다. ‘나쁜 선택’과 ‘더 나쁜 선택’의 막다른 골목으로 쫓기는 게 내리막 나라 유권자다. 미국은 여전히 세계 지식산업 패권과 세계 최강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도 미국 하늘에서 밝아오는 새벽 놀이 아니라 저무는 저녁놀을 보는 듯한 것은 정치 혼란 때문이다.

미국은 큰 나라고 강한 나라다. 폭삭 주저앉지 않는다. 영국의 지난 100년은 패권 국가 쇠퇴의 역사다. 그런데도 소련처럼 곤두박질치며 산산조각 나지 않았다. 로이드 조지(1차 세계대전), 윈스턴 처칠(2차 세계대전)같은 조종사들이 나라 핸들을 쥐었던 덕분이다. 망했다 일어서고 또 망했다 또다시 일어서는 나라도 있다. 독일과 일본이다....그 나라에도 세계 정세를 정확히 읽었던 정치가가 있었다. ‘망하지 않는 나라’ ‘망해도 다시 일어서는 나라’라는 것은 대단한 ‘국가 브랜드 파워(Brand Power)’다.

이승만은 식민지로 망한 터에 공산주의 물결을 막아내는 방파제(防波堤) 국가를 세웠다. 박정희는 금고(金庫) 안에 먼지밖에 쌓인 게 없는 나라를 부자 국가로 일으켜 세웠다. ‘공칠과삼(功七過三) 평가 이론’을 적용하면 위대한 정치가다. 좌파 진영에서 김대중을 그 반열에 올리려 한다 해서 굳이 인색하게 대할 게 없다. 우파 지도자 인맥이 쇠(衰)하고 좌파 지도자 인맥은 단절(斷切)돼 버린 것이 우리 정치 현실이기 때문이다.

한국 유권자는 이번 총선에서도 ‘저 당을 찍었다간 나라가 아주 망하겠다’는 걱정을 벗지 못했다. 선거 날이 다가오면서 ‘걱정’은 ‘공포’로 변해간다. 


https://v.daum.net/v/20240309031011025
[강천석 칼럼] ‘저 黨 찍었다간 나라 亡하겠다’에 다시 갇힌 한국

 

[강천석 칼럼] ‘저 黨 찍었다간 나라 亡하겠다’에 다시 갇힌 한국

한국 유권자들은 지난 20년 가까이 저 당(黨)을 찍으면 나라가 망(亡)할 것 같아 이 당(黨)을 찍었다. 이쪽이 돼야 나라가 더 잘되고 국민이 더 잘살 것이란 확신을 갖고 표를 던진 게 아니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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