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橫設竪設

[고정애의 시시각각] 아무나 정치해선 안 됐다

바람아님 2024. 3. 27. 01:28

중앙일보 2024. 3. 27. 00:34

일방 독주나 악마화는 정치 아냐
정치과잉 같으나 실제론 정치부재
대화·타협의 진정한 정치 가능할까

비사회주의 좌파 운동가 중에 사울 알린스키란 인물이 있다. 생전에 “너희가 정말 행동하는 사람으로 살려면 자기 침대에서 죽을 생각은 말라”고 했다는데, 그의 마지막이 그랬다. 길을 걷다 쓰러져 숨졌다. 그가 쓴 책 중에 『급진주의자를 위한 규칙』이 있다. 가진 자들을 위해 권력을 유지하는 법을 담은 게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라면, 가진 것이 없는 자들을 위해 권력을 빼앗는 방법을 담은 게 『급진주의자를 위한 규칙』이라고 그는 자부했다.

급진주의자이니 교조적일 것이라고 짐작하겠다. 전혀 그렇지 않았다. 많은 이에게 미움 또는 공포의 대상이었지만 그는 이렇게 단언했다. “독단적 교리를 혐오하고 또 두려워한다.” ....그에게 타협은 ‘아름다운 단어’였다. 100%를 요구했다가 30%에서 타협해도 30%는 얻은 것이라고 봤다. 그게 새로운 출발점이 될 터였다.

길게 인용했다. ‘조직가’를 ‘정치가’로 바꿔도 맞는 말이어서다. 설마 하겠지만, 진짜 그렇다. 실례도 있다. 버락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은 알린스키의 사상적 세례를 받은 이들이다.....누군가의 표현대로, 요즘 ‘누구나 정치할 수 있지만 아무나 정치해선 안 된다’(박성민)는 걸 절감하고 있다. 정치도 1만 시간이 필요한 고도의 전문직이란 점도 새삼 느낀다....상대방을 악마화하는 게 정치인가? 아니다. 사적 복수를 위해 공적 자원을 소모하는 게 정치인가? 아니다. 우리가 혐오하는 건 정치 자체가 아닌 정치의 부재다. 

대화하고 타협하며 공통의 공익을 찾아가는 것, 답답해 보일지언정 그게 정치다. 어떤 어려움에도 그걸 해내겠다는 사람이 정치가다. 그런 정치와 정치가가 있는가. 우리에게 그걸 가려낼 의지가 있는가.


https://v.daum.net/v/20240327003416979
[고정애의 시시각각] 아무나 정치해선 안 됐다

 

[고정애의 시시각각] 아무나 정치해선 안 됐다

비사회주의 좌파 운동가 중에 사울 알린스키란 인물이 있다. 생전에 “너희가 정말 행동하는 사람으로 살려면 자기 침대에서 죽을 생각은 말라”고 했다는데, 그의 마지막이 그랬다. 길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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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진주의자를 위한 규칙
현실적 급진주의자를 위한 실천적 입문서

저자         사울 D 알린스키  | 역자          박순성
출판         아르케  |  2016.1.15.
페이지수  284 | 사이즈    152*215mm
판매가      서적 14,25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