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4. 4. 9. 03:04 수정 2024. 4. 9. 05:38
[의대 증원 갈등]
충북 세살 아이 담당 의사, 119와 급박했던 통화
“호흡 돌아왔는데 받아줄 대학병원 없어, 좀 도와주세요”
“이렇게 (생명이) 꺼지는 걸 볼 순 없잖아요. 대학병원 가서 만약에 잘못되더라도 하는 데까진 해봐야 되잖아요.”
충북 보은군 보은한양병원 응급실 당직 의사 A(56)씨는 지난달 30일 119 상황실에 전화해 절규했다. 그는 물웅덩이에 빠져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뒤 이 병원 응급실로 이송된 생후 33개월 여아를 어떻게든 살려보려 했다. 호흡도, 맥박도 없는 상태에서 A씨 등 의료진의 심폐소생술(CPR)로 40여 분 만에 다시 아이 맥박이 돌아왔다.
8일 소방 당국 등을 통해 본지가 입수한 사고 당시 119 신고 녹취록에는 그 직후 약 2시간 동안 당직의 A씨가 아이를 살리기 위해 더 큰 병원으로 보내보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
의료진과 119 상황실은 아이를 옮기려 충청·경기 지역 대학병원 11곳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소아 중환자를 받을 여력이 안 된다’는 이유로 전원(轉院)이 불발된 뒤 아이는 숨을 거뒀다. 의료계에선 다른 큰 병원으로 옮겼어도 아이 목숨을 구하긴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한다. 당직의 A씨는 병원을 통해 ‘인터뷰는 사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거리가 멀어서, 의료진과 소아 중환자실 병상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전원 시도조차 할 수 없었던 상황 자체가 지역·소아 의료의 열악한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https://v.daum.net/v/20240409030458731
“하는데까진 해야 하지 않나” 세살 아이 떠난 날, 지방의사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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