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2024. 4. 18. 00:00
미국 경제의 ‘나 홀로 호황’에 따른 달러화 강세가 계속되면서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그제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400원 선을 넘었다. 환율이 1400원대로 오른 건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미국의 고강도 긴축에 이어 이번까지 네 차례밖에 없었을 정도로 이례적인 일이다. 어제 한일 재무장관이 사상 처음으로 공동 구두 개입에 나서는 강수를 두며 환율이 1380원대로 하락하긴 했지만, 당분간 고환율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원화 약세가 길어지면 ‘반도체의 봄’을 맞아 겨우 긴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오려고 하는 한국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수입 물가가 올라 가뜩이나 높은 국내 물가를 더욱 자극할 수도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국제 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각각 10%씩 오르면 국내 제조업의 원가는 4.4% 오를 것으로 분석했다.
고환율, 고물가, 고금리의 ‘3고’가 장기화되고 미국을 제외한 세계 경제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상저하고’에 기댄 정부의 낙관적 경제 운용을 다시 점검할 때가 됐다. 당장 물가가 3월에 정점을 찍고 둔화할 것이란 정부의 전망부터 빗나가고 있다.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물가 및 금융시장 안정, 투자 활성화 등 경제 회복을 위한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
https://v.daum.net/v/20240418000006198
고물가-고금리에 ‘역대급 킹달러’… 악재에 포위된 韓 경제[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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