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핫 이슈

[조일훈 칼럼] 핵무장론에 앞서 짚어봐야 할 것들

바람아님 2024. 7. 3. 00:49

한국경제  2024. 7. 3. 00:04

원전 플루토늄 추출 지금도 가능
탄두화 로켓 기술도 충분
관건은 미국 허락과 일본의 용인
친중·반일 노선으론 신뢰 못 얻어
자유주의 체제 확고히 하면서
정치 안정과 국민통합 일궈내야

핵무장론은 대체로 여론의 지지를 받는다. “우리라고 못 할 것 없다”는 기류다. 경제력 세계 10위권, 국방력 세계 5위권의 자신감이 깔려 있다. 기저에는 오랜 세월 약소국으로 살아오며 강대국들로부터 핍박받은 데 따른 감정적 반발심도 있다. 현실은 생각보다 차갑고 엄중하다. 우리는 북한처럼 국제적 고립을 감수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니다. 국제 제재로 자동차와 반도체 수출길이 막히고 원유와 농산물 수입이 금지된다면 모든 국민이 핵을 포기하라고 나설 것이다. 바로 그런 연유로 핵무장론은 단 한 번도 공론의 장에 나오지 못했다.

과연 우리가 핵무장을 할 수 있느냐 여부는 대단히 복잡한 국제적 역학관계, 국내 정치 지형과 기술적 역량을 따져봐야 할 문제다. 국민의 지식과 판단 능력이 전문가의 영역으로 올라서야 공론화가 가능하다.

마음만 먹으면 당장 플루토늄을 뽑아낼 수 있다. 탄두를 쏘아 올릴 로켓 기술도 충분하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핵연료 추출 자체를 핵 개발로 간주하고 전면적 규제에 나설 것이다. 중국, 러시아도 길길이 날뛸 것이다. 유일한 틈은 미국의 허락 내지 용인이다. 한반도 정세가 급변해 한국을 핵무장시켜야 한다는 판단이 섰을 때 가능하다. 이 경우에도 전제가 있다. 한국 정부와 국민이 항상 자유 진영에 설 것이라는 믿음이다. 쉽지 않은 일이다. 한국에는 친미와 반미가 혼재한다. 미국은 대북 유화책과 친중 노선을 펴는 좌파 정권이 번갈아가며 집권하는 정치 지형을 미더워하지 않는다. 자체 핵을 보유한 좌파 정권이 어느 날 갑자기 중국 쪽에 서버릴 수도 있다고 의심한다.

일본도 큰 변수다. 한국 좌파에 대한 의심은 일본도 미국 못지않다. 좌파들의 반일 캠페인은 조금도 수그러들줄 모른다. 미국이 아시아 반도체 공급망 기지로 한국이 아니라 일본을 선택한 것, 한국 첨단기업들이 거액의 보조금을 앞세운 일본 정부의 투자 요청을 받고도 친일 논란이 두려워 거절한 것이 우리가 당면한 안팎의 현실을 잘 보여준다.

현 단계에서 핵무장론은 거칠고 무모하다. 사실상 불가능하다. 우리 국민은 이런 현실을 깊이 자각해야 한다. 핵무장의 우선적 조건은 자유주의를 구성 원리로 삼은 국가의 정체성을 확고히 지키는 일이다....공동의 적 앞에서 정파성을 거두고 확고한 안보 태세와 국민 통합을 이뤄낼 수 있어야 한다.


https://v.daum.net/v/20240703000410167
[조일훈 칼럼] 핵무장론에 앞서 짚어봐야 할 것들

 

[조일훈 칼럼] 핵무장론에 앞서 짚어봐야 할 것들

핵무장론은 대체로 여론의 지지를 받는다. “우리라고 못 할 것 없다”는 기류다. 경제력 세계 10위권, 국방력 세계 5위권의 자신감이 깔려 있다. 기저에는 오랜 세월 약소국으로 살아오며 강대

v.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