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4. 7. 6. 07:00
송재윤의 슬픈 중국: 변방의 중국몽 <38회>
극(極)과 극은 대체로 상통한다. 극우(極右)와 극좌(極左)는 쉽게 공명한다. 무위자연(無爲自然)의 도가(道家) 사상이 법무불위(法無不爲, 법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의 법가(法假) 사상을 낳았다는 학설이 있다. 독일 제3 제국의 나치즘과 구소련의 스탈린주의는 전체주의적 쌍둥이(totalitarian twins)였다는 주장도 있다. 양극단의 한 뿌리를 직시하지 못하면 정치 현실의 부조리와 모순을 설명할 길이 없다. 1960-70년대 대한민국에서 철저한 반공교육을 받고 자랐던 세대가 1980~90년대 대학가에서 소위 “주사파”로 돌변했던 사태 역시 마찬가지다.
1980~90년대 한국 대학가의 학생운동은 “위수김동(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 만세”를 공공연히 외치는 주사파의 놀이터가 되었다. 당시 세계사의 흐름을 돌아보면, 1980~90년대 한국 대학가 극좌 세력의 시대착오와 무지몽매에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다. 1986년부터 일기 시작한 혁명의 돌풍은 공산주의가 이미 몰락했음을 알리는 거대한 신호탄이었다. 특히 1989년엔 폴란드, 동독, 헝가리, 불가리아, 루마니아, 체코슬로바키아 등이 줄도산했다. 1989년 4월부터 일어난 중국의 민주화 운동은 6월 4일 톈안먼 대학살로 무참히 짓밟혔지만, 같은 해 11월 9일 베를린 장벽이 붕괴했다. 급기야 1991년 12월 25일 사회주의 종주국 구소련이 해체됐다.
1980년대 극좌 운동권 세력의 다섯 가지 역발상 중에서도 청년들의 심장에 불을 지른 가장 강력한 정치 감정(political emotion)은 바로 반일(反日)이기 때문이었다. 결국 “유신의 아이들”이 “김일성의 아이들”로 거듭났던 이유는 “반공(反共) 민족주의”의 토양 속에 배태되어 있었다. 물론 “유신의 아이들”이 “김일성의 아이들”로 온전히 다시 태어나려면 반일 정서만으로는 태부족이었다. 정치적 좌우를 불문하고 “유신의 아이들”은 대부분 일본에 대한 증오심을 정치적 유전자로 물려받았기 때문이다.
지난 30~40년 한국의 지식인들은 대한민국의 성공사를 폄훼하고 북한의 참담한 실패를 모두 바깥 탓으로 돌려 교묘하게 감싸고 도는 몰상식과 불합리를 보여왔다. 바로 그러한 지식인들이 자라나는 미래 세대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음은 대한민국의 커다란 불행이다.
https://v.daum.net/v/20240706070022626
"유신의 아이들"이 "김일성의 아이들"로 거듭났던 까닭은?[송재윤의 슬픈 중국]
https://v.daum.net/v/20240629070018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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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윤의 슬픈 중국: 변방의 중국몽 <3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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