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4. 10. 5. 22:40
[이하원 기자의 외교·안보 막전막후 <28회>]
2020년 주일·주중 대사관 동시 국정감사 활용해
야당 이태규 김석기 정진석 조태용 박진 의원이
잇달아 3불 문제 집중적으로 제기, ‘빌드업’ 시켜
“中에 약속 없었기에 안 지켜도 돼” 확인 받아내
조선일보 외교부·민주당 출입 기자·한나라당 취재반장·외교안보팀장·워싱턴-도쿄 특파원·국제부장·논설위원과 TV조선 정치부장으로 정치·외교·분야를 25년간 취재해왔습니다. 주요 사안의 막전막후에서 취재한 비사를 전해드립니다. |
7일부터 국회 국정감사가 시작됩니다. 야당이 주도하는 국회 국정감사는 정부의 고위 관계자들을 상대로 한 질의·답변에서 새롭거나 주목할만한 사실이 터져 나오곤 합니다.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화상을 통해 실시했던 국회 외교통상위원회의 국정감사가 이런 경우에 해당합니다. 당시 송영길 국회 외통위원장은 여야 간사들과 협의, 주중대사관과 주일대사관을 동시에 연결해서 국감을 실시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상황이 아니라면 국회의원들이 베이징과 도쿄의 대사관을 방문, 현장에서 국감을 진행했겠지만, 당시 상황이 여의치 못했던 겁니다. 이에 따라 2020년 10월 21일 이례적으로 서울-베이징-도쿄를 연결해서 외통위 국감이 열리는 바람에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3불(不)’ 관련 뉴스가 나오게 됩니다.
3불은 2017년 문재인 정부가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로 인한 중국의 보복을 무마하기 위해 ‘미국 MD(미사일 방어) 참여, 사드 추가 배치, 한·미·일 군사 동맹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을 의미합니다. 사드 사태는 2016년 한미 양국이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의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기로 결정하면서 발생한 정치적, 외교적 갈등압다. 이에 대해 중국이 강하게 반발, 여러 차원에서 보복 조치를 취해 문제가 돼 왔습니다.
이날 3불 문제를 먼저 제기한 것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아니라 국민의당 이태규의원이었습니다. 이 의원이 주중대사관의 장하성 대사에게 이렇게 질문합니다. 이 의원이 “저 개인적으로 (3불 조치) 이것은 대한민국 외교안보 주권을 스스로 제약한 굴욕적인 조치라고 생각한다”라며 장 대사에게 말했습니다.
남 대사는 “3불이라는 말은 우리가 만들어 낸 이야기”라며 “정확한 것은 세 가지 우려”라고 했다.....그러자 5선의 노련한 정 의원이 남 대사의 3불 발언을 더 깊숙이 끌고 들어갔습니다. “그러면 MD 참여 안 한다, 사드 추가 배치 안 한다, 한미일 군사 동맹 안 한다라는 이른바 3불 약속을 한 적이 없느냐”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남 대사는 명확한 어조로 “약속한 적 없다”고 했습니다.
이날 남관표 주일대사·장하성 주중대사의 3불 합의 부인은 야당 의원들, 특히 국민의힘 의원 4명이 잇달아 문제를 제기해서 이끌어낸 겁니다.....정치부 기자로 그동안 국회 회의나 국정감사를 숱하게 봐 왔는데, 비교적 논리적으로 잘 진행됐다는 점에서 기억에 남습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이런 국감을 많이 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https://v.daum.net/v/20241005224003979
남관표·장하성 몰아붙여 사드 ‘3불’ 부인 이끌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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