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4. 10. 9. 00:00
일엽 스님 일대기 다룬 ‘꼭꼭 묻어둔 이야기’ 출간
“일엽 스님(1896~1971) 입적 후에도 잘못 알려진 소문과 오해가 있어서 문도들 입장에서 잘못된 것은 바로잡고 스님의 일생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책을 내게 됐습니다.”
최근 일엽 스님의 일대기를 정리한 책 ‘꼭꼭 묻어둔 이야기’(민족사) 출간을 기념해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완 스님(김일엽문화재단 부이사장) 등 일엽 스님 문도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책은 일엽 스님의 손(孫)상좌(제자의 제자)인 월송 스님(84)이 직접 듣고 겪은 일엽 스님에 대한 이야기를 구술하고 조민기 작가가 정리한 회고록입니다. 반세기도 전에 돌아가신 분에 관한 ‘소문’과 ‘오해’를 바로잡는다니, 좀 특별하지요?
일엽 스님의 일생은 파란만장, 드라마틱했습니다. 평안도에서 목사의 딸로 태어나 이화학당을 졸업하고 일본에 유학한 김원주(속명)는 당대의 ‘신여성’이었습니다. 1920년 ‘신여자’라는 잡지를 창간하고 시, 수필, 소설을 발표하며 왕성하게 활동한 1세대 여성 문인이었습니다. 한편으론 자유연애와 ‘정조(貞操)는 움직이는 것’이라는 ‘신(新)정조론’을 주장했지요. 자신에게 ‘일엽’이라는 필명을 지어준 춘원 이광수와도 연인처럼 지냈다는 소문도 있고요. 1918년 18세 연상의 교수와 결혼했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이혼하고 여러 남성과 연애를 했고 대처승과 결혼도 했었지요. 100년 전 그녀의 이런 행동은 얼마나 센세이션을 일으켰을까요. 그래서 서양화가 나혜석(1896~1948)과 더불어 당대의 ‘스캔들 메이커’로 불릴 정도였답니다.
그랬던 김원주는 1933년 돌연 수덕사 만공 스님을 은사로 출가합니다. 일엽 스님이 수덕사의 비구니 암자인 견성암에 오자 먼저 수행하던 스님들은 술렁였다고 합니다. 너무나 ‘유명한 인사’가 왔기 때문이죠. 시선도 곱지 않았다고 합니다.
평생을 세상의 관심 속에 살았던 일엽 스님은 1971년 1월 28일 입적했습니다. 마지막까지 맑은 정신이었다고 합니다. 장례는 전국 비구니장으로 치러졌는데, 최초의 전국 비구니장이었다고 합니다. 다비식에는 춘성·청담·대은·서옹·혜암·벽초 스님 등 당대의 고승들이 참석했다고 합니다.
https://v.daum.net/v/20241009000019632
[김한수의 오마이갓]'스캔들 메이커' 일엽 스님에 대한 오해와 진실
꼭꼭 묻어둔 이야기
나의 스승 일엽스님
저자 저자 미상
출판 민족사 | 2024.10.2.
페이지수 263 | 사이즈 152*215mm
판매가 서적 16,2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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