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國際·東北亞

北·日 '납치 再조사·제재 완화' 합의

바람아님 2014. 5. 30. 09:26

(출처-조선일보 2014.05.30 도쿄=차학봉 특파원)

日, 8년만에 독자적 제재 해제… 국교정상화·인도적 지원 언급
우리정부 "협의 동향 지켜볼것"


	북, 일 합의 내용 정리 표
일본이 2006년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따라 단행한 독자적 대북(對北) 제재를 8년 만에 해제하기로 했다. 북한이 북·일 관계를 교착 상태에 빠뜨린 일본인 납북자 실태에 대해 전면 
재조사에 착수하는 것이 조건이다.

북한과 일본은 29일 이 같은 국장급 회담(26~28일) 합의 내용을 동시에 발표했다. 
양측은 한발 더 나아가 북·일 국교 정상화, 일본의 대북 인도적 지원까지 언급했다. 
그래서 이번 합의가 한·미·일 북핵(北核) 문제 공조의 균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날 오후 6시 30분 기자회견을 통해 "납치 피해자 문제에 대한 포괄적, 전면적 재조사에 착수하기로 북한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북한 중앙조선통신도 같은 시각 '납치 피해자'를 명시하면서 "포괄적이며 전면적인 조사를 진행해 최종적으로 일본인에 관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의사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요구를 북한이 전면 수용한 것이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별도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관련 문제를 조사할 북한 
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이 시작되는 것을 확인한 후 (독자적 대북) 제재를 해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재조사 성과가 나온 뒤 제재를 해제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재조사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제재를 해제한다는 것이다. 특별조사위원회는 3주 후 발족된다.

북한 중앙조선통신은 이어 "쌍방은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고 국교 정상화를 실현하기 위하여 진지한 협의를 진행했다"면서 이번 
협상의 타결이 양국 국교 정상화 과정의 일환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북한은 "(일본이) 적절한 시기에 공화국(북한)에 대한 
인도주의 지원 실시를 검토하기로 했다"고도 덧붙였다. 일본도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아베 신조(가운데) 일본 총리가 29일 오후 6시 30분 도쿄 총리 공관에서 기자들에게 북·일 간 합의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아베 신조(가운데) 일본 총리가 29일 오후 6시 30분 도쿄 총리 공관에서 기자들에게 
북·일 간 합의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AP 뉴시스
일본은 2006년 10월 북한 핵실험 이후 모든 북한산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고, 북한 선박의 입항(入港)을 금지했다. 
또 2009년 6월 북한 2차 핵실험을 계기로 일본 제품의 북한 수출도 금지해 양측의 무역이 중단됐다. 또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일본으로부터 북한에 송금할 수 있는 상한액을 1000만엔에서 300만엔으로 대폭 낮춰 북한의 재일동포 자금줄을 
틀어막았다. 이 제재들은 유엔의 대북 제재와 별도로 이루어진 것이다.

우리 정부는 "인도적 견지에서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한 일본의 입장을 이해한다"면서도 "다만 북한 비핵화 문제에 관해서는 
한·미·일 3국 모두 국제적 공조가 지속돼야 한다는 공동의 인식을 갖고 있는 바 이러한 맥락에서 북·일 협의 동향을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