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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가을 축제가 끝난 자리 / 혜월 박주철

바람아님 2012. 11. 21. 09:28

 
 
 
가을 축제가 끝난 자리 / 혜월 박주철
 
 
바람이 분다.
그리고 비가 내린다.

가을의 잔흔이 남겨진 곳
빗물을 받고 있는 애처로운 들국화
떠나기 싫은 얼굴이다.
 
찢겨져 헐렁한 꽃잎 위로
냉기 서린 빗물의 버거움을
허기져 등 굽은 꽃대궁이
저무는 가을을 받치고 있다.
 
넉넉한 가을 축제가 끝난 자리
뒹구는 낙엽
떠 도는 가을의 혼백들이
하얀 계절이 오는 길목 언저리
가을비에 젖어 떨고 있다.

 

 

 

 



 
 

출처 : 풀잎과사랑
글쓴이 : 모드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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