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4.11.21 최보식 선임기자)
3년도 채 안 남았다, 우리가 달 탐사선을 1차로 쏘아 올릴 날이…
'달에서 태극기가 펄럭이게 될 것'이라는 박근혜 후보 공약대로
3년도 채 안 남았다니, 역산(逆算)을 하면서 놀랐다.
우리가 달에 탐사선을 1차로 쏘아 올리겠다는 해(年)가 2017년이라는 것이다.
달과는 상관없는 내용의 김수영 시(詩) '달나라의 장난'이 떠올랐다.
'오래 보지 못한 달나라의 장난 같다'고 했던가.
마주앉은 항공우주연구원 고위 관계자가 이를 일깨워줬다.
마주앉은 항공우주연구원 고위 관계자가 이를 일깨워줬다.
"국정 과제 140개 중 달 탐사가 13번째로 올라가 있습니다.
정부 방침에 따라 우리는 실행 계획을 세울 뿐이지요."
대선 투표일을 사흘 앞둔 2012년 12월 16일,
대선 투표일을 사흘 앞둔 2012년 12월 16일,
마지막 3차 TV 토론에서 박근혜 후보는 회심의 카드를 꺼냈다.
"달 착륙을 2025년에서 2020년으로 앞당기겠다. 2020년에는 달에서 태극기가 펄럭이게 될 것이다."
대기가 없는 달에서 태극기가 '펄럭일 것'이라는 말에 실소(失笑)하면서도 '선거를 앞두고 무슨 약속인들
"달 착륙을 2025년에서 2020년으로 앞당기겠다. 2020년에는 달에서 태극기가 펄럭이게 될 것이다."
대기가 없는 달에서 태극기가 '펄럭일 것'이라는 말에 실소(失笑)하면서도 '선거를 앞두고 무슨 약속인들
못하겠느냐'며 넘어갔던 것이다. 하지만 정부 차원에서는 대통령의 공약이 천금과도 같은 모양이다.
항공우주연구원은 '2020년 달 착륙' 목표에 맞추기 위해 비상 상황에 돌입했다.
따지고 보면 못할 일도 아니다. 미국은 이미 1960년대에 이뤄냈다. 케네디 대통령이 "1960년대가 가기 전에 우주비행사를
따지고 보면 못할 일도 아니다. 미국은 이미 1960년대에 이뤄냈다. 케네디 대통령이 "1960년대가 가기 전에 우주비행사를
달에 착륙시키고 무사히 지구로 귀환시킬 것"이라고 연설한 대로 1969년 아폴로 11호가 그 임무를 완수한 것이다.
아무리 미국이 대단하지만 지금 우리의 기술력과 경제 형편이 '45년 전 미국'을 못 따라가겠는가.
아무리 미국이 대단하지만 지금 우리의 기술력과 경제 형편이 '45년 전 미국'을 못 따라가겠는가.
설령 못 미친다 해도 달에 탐사선을 도달시키는 방법은 있을 것이다.
더욱이 요즘 추세는 '무인(無人) 우주선'이다.
암스트롱처럼 "개인에게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커다란 첫 도약"이라고 말하며 달에 착륙할 이유도 없어졌다.
달 탐사선에 태극 마크가 부착돼 있으면 '달에 태극기가 펄럭이는 것'이 된다.
항우연 관계자가 새삼 이를 깨우쳐줬다. "이번 달 탐사 프로젝트는 탐사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항우연은 미 항공우주국(NASA)과 접촉해왔다. 현재 NASA의 관심은 달에서 떠나 화성(火星)으로 가고 있다.
항우연 관계자가 새삼 이를 깨우쳐줬다. "이번 달 탐사 프로젝트는 탐사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항우연은 미 항공우주국(NASA)과 접촉해왔다. 현재 NASA의 관심은 달에서 떠나 화성(火星)으로 가고 있다.
달 탐사는 약간 철 지난 영역이다. 문 닫으려는 달 탐사 부서로 한국이라는 고객이 찾아왔으니 NASA로서는
앉아서 횡재한 격이다.
그렇다고 NASA가 덤을 베풀거나 기술이전과 협력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우주 기술은 그런 게 아니다.
그렇다고 NASA가 덤을 베풀거나 기술이전과 협력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우주 기술은 그런 게 아니다.
NASA가 탐사선을 제작하고, 우리에게는 약간의 일거리가 주어질 뿐이다.
탐사선 제작에 얼마나 드는지도 지금은 알지 못한다.
다만 확정된 것은 3년 뒤 현 정권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우리가 '국정 과제'로, 달 탐사선을 1차로 쏘아 올린다는 사실이다.
다만 확정된 것은 3년 뒤 현 정권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우리가 '국정 과제'로, 달 탐사선을 1차로 쏘아 올린다는 사실이다.
NASA가 제작한 탐사선에 태극 마크가 붙을 것이다. 발사체(로켓)도 우리 것이 아닌 다른 나라 것으로 말이다.
이는 이미 국가 간 계약이 끝난 사안이다.
목표 연도인 2020년에는 총 1조5000억원 예산이 투입된 '한국형 발사체'가 선보일 것이다.
목표 연도인 2020년에는 총 1조5000억원 예산이 투입된 '한국형 발사체'가 선보일 것이다.
개발 일정을 몇 년 앞당기고 이를 개량해서 NASA 탐사선 두 개를 쏘아 올리는 게 우리의 '달 탐사 계획'이다.
마침내 항우연 관계자는 속을 털어놓았다.
마침내 항우연 관계자는 속을 털어놓았다.
"목표가 있다는 것은 구성원들을 자극하고 분투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사실 탐사선보다는 달까지 이를 싣고 가는 우주 수송 기술이 더 중요하지요.
그런 기술 개발에 집중하지 않고 소위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을 갖는 바깥 분위기에 휩쓸릴까 걱정입니다."
'달 탐사' 관련 첫 예산이 국회에 올라가 있다. 내년엔 410억원이다. 야당에서는 '박근혜 쪽지 예산'이라고 떠들었다.
'달 탐사' 관련 첫 예산이 국회에 올라가 있다. 내년엔 410억원이다. 야당에서는 '박근혜 쪽지 예산'이라고 떠들었다.
아이들 무상 급식과 보육에는 '돈이 없다'는 정부가 허황한 달나라 쇼에 세금을 쓴다는 것이다.
어쩌면 팍팍한 일상의 상식도 '1960년대에 도달한 달에 지금 가서 뭘 하겠다는 건가'
'나로호 발사 때처럼 한판 불꽃쇼를 보여주려나' '
막대한 돈만 들어갔을 뿐 우리 경제에 무슨 기여를 했을까'라는 쪽에 있을 게 틀림없다.
항우연에서는 야당 의원들을 찾아다니며 "달 탐사 예산을 정권 차원에서 보지 말고 과학기술 예산으로 봐달라"고
항우연에서는 야당 의원들을 찾아다니며 "달 탐사 예산을 정권 차원에서 보지 말고 과학기술 예산으로 봐달라"고
설득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이들조차 '왜 2020년에는 달 탐사선을 착륙시켜야 하는지' 확신을 갖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그렇다면 박근혜 대통령이 달 탐사에 대해 직접 국민을 설득하고 움직여야 한다.
그렇다면 박근혜 대통령이 달 탐사에 대해 직접 국민을 설득하고 움직여야 한다.
숱한 기술적 과제와 천문학적 비용을 감수하면서도 우리 장래를 위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 말이다.
1961년 케네디 대통령이 "우리는 달에 가기로 결정했다.
그것은 쉬워서가 아니라 어렵기 때문이다.
지식과 평화에 대한 새로운 희망이 우주 공간에 존재한다"고 연설했던 것처럼.
그렇지 않고 '쪽지 예산' 소리만 나온다면 지금 접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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