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아트칼럼

[그림이 있는 아침] 베이컨에게 '20세기의 공포'란…

바람아님 2014. 11. 25. 22:25

 

 

프랜시스 베이컨의 ‘존 에드워드를 위한 세 가지 연구’(594.9×148㎝), 1984년작 크리스티 제공


영국의 표현주의 화가 프랜시스 베이컨(1909~1992)은 평생을 인간의 몸체 덩어리를 그리는 데 바쳤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를 경험한 베이컨은 20세기의 끔찍스러운 공포를 가장 잘 포착한 예술가로 평가받는다. 그는 세상을 떠나기 직전 “나의 젊은 벗, 존 에드워드에게 화실을 통째로 상속하겠다”는 유언을 남겨 화제를 모았다.

당시 43세의 아마추어 사진작가 에드워드에게 돌아갈 유산은 6000만파운드(약 1000억원). 1970년대 말 런던 인근 술집 ‘수완’에서 매니저 일을 하던 에드워드를 우연히 만나 15년 동안 우정을 쌓아온 베이컨은 그를 통해 예술 창작의 신선한 에너지를 얻었다고 한다. 이 작품은 에드워드를 모델로 1984년에 그린 수작. 고립된 인물 형상을 그로테스크하게 담아 인간의 폭력성과 존재적 불안감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베이컨이 평생 화제로 삼았던 ‘살아있는 것의 취약함과 터무니없음, 공포와 음탕함’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지난 5월 뉴욕 크리스티경매에서 8080만달러(약 810억원)에 팔렸다.

김경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