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란 바로잡는 것이다(政者正也).” 춘추시대 노나라의 세력가로 무례하고 부정을 일삼는 계강자가 정치란 무엇인가에 대해 묻자 공자가 답한 말이다. ‘논어’ 안연편에 나온다. 그럼 누구를 위한 정치인가. 국민이다. 국민은 그러한 정치가를 사랑하고 따를 것이다.
‘대학’은 “윗사람이 일을 올바르게 하는데 아랫사람들이 옳은 것을 좋아하지 않는 법은 없다(未有上好仁而下不好義者也)”고 가르치고 있다.
그렇다. 나라가 어지러운 것은 정치인과 고위관료, 특히 권부(權府)에 있는 일부 소인배들이 정도를 벗어나 엉뚱한 짓을 하기 때문이다. 소인배들이 ‘실세(實勢)’를 자처하며 패거리를 지어 ‘우리끼리 이 즐거움 영원히∼!’를 외치며 즐기기만 한다면 나라는 결딴날 수밖에 없다. 권력을 쥔 자들은 기득권 지키기에 양심이 마비돼 세상이야 어찌되든 끼리끼리만 장단을 맞추고, 힘없는 백성들은 생명 보존이라는 동물의 본능에 애태우다 기초적 삶의 질조차 돌아볼 여지가 없는 현실이라면 척박한 그 땅에 남는 것은 탄식과 절망뿐일 것이다.
그래서 ‘대학’의 훈육은 계속된다. “소인배들에게 국가를 다스리게 하면 끝내는 재해가 한꺼번에 닥쳐온다. 그러면 유능한 사람이 있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사태에 이르고 만다(小人之使爲國家 ?害?至 雖有善者 亦無如之何矣).”
청와대 ‘비선 실세’들의 국정 농단 의혹과 관련, 폭로와 반박이 이어지면서 점입가경이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7일 ‘비선 실세’들의 국정 농단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자신이 임명했던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비선실세설’의 당사자 정윤회씨가 실제로 ‘문고리 권력’을 행사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나선 바 있다. 여하튼 ‘풍문과 의혹’이 난무하는 사회상 자체에 대한 궁극적 책임은 최고 지도자의 몫이다. 소통 부재의 탓이다.
‘회남자’는 “나라를 다스리는 일은 밭에 김매듯 잡초만 뽑아주면 된다(治國者若?田 去害苗者而已)”고 경책하고 있다. 잡초 같은 일부 측근들의 농단을 막는 지도자의 지혜로운 분별심이 있어야 국정이 바로 선다.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소장
去 내쫓을 거, 害 해할 해, 苗 모 묘, 者 놈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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