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4.12.15 전제덕 재즈하모니카 연주자)
스마트한 IT 시대가 시각장애인에겐 전혀 스마트하지 않다.
스마트 시대의 모든 것은 이미지 위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시각장애인이 스마트폰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한 번이라도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터치 스크린 방식은 봐야만 가능한 방식이다.
그러니 시각장애인에겐 괴로운 물건이다.
나는 첨단 IT 기기에 관심이 많다.
나는 첨단 IT 기기에 관심이 많다.
5년 전 한국에 처음 아이폰이 나왔을 때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즉각 구입했다.
시각장애인 중에서 구입한 순서로 치면 몇 손가락 안에 꼽힐 것이다.
사놓고 보니 기기에 버튼이라곤 홈버튼 하나밖에 없었다.
정말 당혹스러웠다. 어디를 어떻게 터치해야 할지 막막했다.
인터넷을 뒤져 애플에서 제공하는 음성 지원 기능을 확인하고서야 어느 정도 적응을 하기 시작했다.
인터넷을 뒤져 애플에서 제공하는 음성 지원 기능을 확인하고서야 어느 정도 적응을 하기 시작했다.
음성 지원 기능이 있다고 해도 화면상에 띄워진 작은 키보드를 사용하는 일은 너무 어려웠다.
정밀한 위치를 기억하기 위해선 무수한 반복 훈련이 필요했다. 익숙해지고 나니 신세계가 따로 없었다.
스티브 잡스에게 존경심이 일었다.
적어도 애플이 만든 제품에 대해서는 시각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사람이 평등한 권리를 누릴 수 있다는
잡스의 사회 통합 철학이 새삼 크게 느껴졌다.
이런 철학이 빈곤했는지, 한국 제품들의 음성 지원 기능은 한참 뒤에야 나왔다.
하지만 또 한 번 벽에 막혔다. 앱 스토어에서 내려받은 앱의 상당수가 무용지물이었다.
하지만 또 한 번 벽에 막혔다. 앱 스토어에서 내려받은 앱의 상당수가 무용지물이었다.
대부분의 페이지가 텍스트보다 이미지 위주로 구성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뉴스 앱들도 마찬가지였다.
생각해보라. 얼마나 많은 단계의 리모컨 조작을 해야만 자기가 원하는 콘텐츠에 접근 가능한지를.
게다가 거기엔 음성 지원 기능조차 없다.
그러니 이용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
세상이 화려해질수록 시각장애인의 불편은 커져간다.
소수자에 대한 배려는 특혜가 아니다. 공동체의 의무다.
소수자에 대한 배려는 특혜가 아니다. 공동체의 의무다.
기술의 진보가 사회의 어느 한편을 소외시켜선 안 된다.
시각장애인들도 스마트해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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