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時流談論

[기고] 한·아세안, '전략적 동반자관계' 넘어 '善隣(선린)동맹'으로 신윤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바람아님 2014. 12. 16. 09:45

(출처-조선일보 2014.12.16 신윤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베트남과 FTA 체결하고 문화원 설립안 발표 성과 정치·안보로 협력 확대하고 기후변화 共助도 의미 있어

교류할수록 得 되는 관계… 경제·사회 보완성 살려야


	신윤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한국과 아세안 간 공식적 대화관계 25주년을 기념하는 제2차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막을 내렸다. 박근혜 대통령이 12월 12일 폐막 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쓴 표현처럼 한국과 아세안 관계의 현 단계인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하는 
전기가 될 역사적인 정상회의였다고 총평을 내릴 수 있다.

우선 경제 분야 협력에서 한·베트남 FTA 체결을 성사시킴으로써 FTA 체결 최선두 주자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였으며, 내년 아세안경제공동체 출범에 앞서 이미 발효 중인 한·아세안 FTA를 추가 
자유화하고 활용률을 제고하자는 합의도 양측 관계를 업그레이드하는 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또 박 대통령이 아세안 회원국 지도자들과 개별적으로 한 10번의 양자회담에서는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구체적 성과를 수확하였다.

한편 사회·문화 분야에서는 우리 정부가 세계 최초로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문화원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여 
아세안 지도자들을 감동시켰다. 동남아의 다양한 문화와 전통, 과거와 오늘을 전시·전달해줄 이 문화원은 우리 국민의 
아세안에 대한 이해와 인식을 높이는 데 중심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정상회의가 2009년에 개최된 제1차 특별정상회의나 매년 아세안 의장국에서 개최되는 
연례 '아세안+1(한국) 정상회의'와 비교하여 가장 달라진 것은 양쪽 간의 협력이 경제·사회·문화를 넘어 
정치·안보 분야로 확대된 것이다. 
올 6월에 처음 개최되었던 한·아세안 안보대화를 정례화하기로 합의한 것은 한·아세안 관계가 정치·안보 분야의 협력까지 
포함하는 전면적 관계로 발전·완성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나아가 한반도의 조속한 비핵화를 주문하고 박근혜 정부의 
통일·평화 구상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것은 남북한 등거리 외교를 견지해온 아세안이 한국 쪽으로 훨씬 가까이 다가왔다는 
느낌을 준다. 또 본회의 두 번째 세션에서 기후변화와 재난관리를 주제로 하여 한국과 아세안이 전 지구적 문제에 대해 
협력하고 공조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도 한·아세안 관계가 성숙하고 있음을 과시한 것이다.

이번 제2차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는 한국과 아세안 관계를 계속 '전략적 동반자관계'로 명명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거리를 던져준다. 아무리 이 용어가 한국이 미국과 맺고 있는 '동맹관계' 바로 아래 단계의 최상위 외교관계를 
지칭하는 것이라고 할지라도 우리나라가 19개나 되는 국가 및 지역협력체와 맺고 있는 용어는 더 이상 한·아세안 관계의 
전면적 협력 범위와 심층적인 공조 수준을 담아내지 못한다.

또 한·아세안 관계는 한·미 동맹과 같이 안보 차원에서 국력의 크기가 다른 두 나라가 맺은 군사동맹 관계와도 동기와 정서를 
달리한다. 한국과 아세안은 서로에 대해 경계심을 갖거나 두려워할 필요가 없으며 경제적·사회적으로 상호보완성이 높아 
교류·협력하면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평등한 관계이다. 또 동남아인들이 한국의 대중문화를 열정적으로 수용하고 한 해 
500만명에 이르는 한국인 관광객을 따뜻하게 맞아주는 동안 한국인들 역시 다양한 자격으로 한국에 체류·거주하며 경제와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동남아인들에게 감사하고 있다.

아세안은 '진정한 동반자, 영원한 친구'(제1차 특별정상회의 슬로건)이자 '신뢰와 행복의 동반자'(이번 슬로건)가 될 수 있는 
한국의 이웃이다. 
앞으로 한·아세안 관계가 '업그레이드된 동반자관계'를 넘어 '선린(善隣)동맹'으로 완결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