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氣칼럼니스트/김형석 칼럼 69

[김형석의 100년 산책] 120세도 바라보는 시대, 장수가 축복이 되려면…

중앙일보 2023. 9. 1. 00:37 100세 넘으면 신체적 부담 커져 아침에 일어나면 몸이 천만근 95세부턴 정신이 몸을 이끌어 행복한 삶에 대한 희망이 중요 100세는 자연이 준 최고의 선물 공동체에 대한 책임 완수해야 한국과 일본, 100세를 보는 다른 눈 여론조사 통계를 본 적이 있다. ‘100세까지 살고 싶으냐’는 물음에 한국 사람은 51%가 그렇다고 답했는데 일본인은 22%만이 그때까지 살고 싶다고 했다.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장수인구가 많은 나라다.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일본의 100세 이상 인구는 9만 명이다. 우리보다 10배가 높은 셈이다. 그런데 왜 일본인들은 78%가 100세 이상 살기를 바라지 않았을까. 100세 이상의 장수를 행복한 삶이라고 인정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

[김형석의 100년 산책] 정전 70년의 아픔…잊을 수 없는 6·25 때 평양 이야기

중앙일보 2023. 8. 4. 00:57 수정 2023. 8. 4. 01:23 제자 도움으로 전쟁 중 평양 방문 공산 정권에 처형된 친척들 많아 중공 개입하며 동생들과 남으로 평양에 남은 어머니 부산서 재회 6·25 3년 전 세 살짜리 딸 두고 탈북 기차로 떠난 다음 날 늦은 아침에 나는 대동강 동쪽에서 나룻배로 대동문 앞에 도착했다. 약간 늦은 오전 고향 집에 도착했다. 아버지가 나타나리라고 생각도 못 했던 큰딸 성혜가 머뭇거리다가 품 안에 안기면서 울음을 터뜨렸다. 3년 전 세 살짜리를 두고 탈북했던 나였다. 외할아버지가 동네 유지 중 한 분이었다. 할머니가 칠골 강씨 집안이었다. 큰아들을 임신하고 친정에 가 있을 때 김일성의 모친 강반석도 김일성을 임신해 고향에 와서 같은 때에 해산했다. 그때 김일..

[김형석 칼럼]해야 할 일은 안 하고,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는 사람들

동아일보 2023. 7. 28. 00:00 수정 2023. 7. 28. 03:41 잘못을 알면서도 거짓을 조작하는 정치인들 공동체 의식 없이 민주주의 근간을 흔들어 삶의 공동체인 대한민국과 국민의 불행 진실에 입각한 정직한 정치를 되찾아야 한다 자기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모르는 사람보다 더 나쁜 사람은 잘못을 알면서도 거짓을 조작, 저지르는 사람들이다. 사회 여러 분야의 지도자들, 정치계 지도자 대부분이 그렇다면 사회와 국민은 어떻게 되는가. 70여 년 동안이나 지도자들의 폐습이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아직도 논의와 분규를 계속하고 있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도 그렇다. 과학적 판단을 믿고 따르는 세계 속에서 더불어민주당만이 부정하고 거부할 뿐만 아니라, 지도층 인사들의 발언과 그 뒤를 따르는 ..

[김형석의 100년 산책] 100년 시간에서 배운 것 “일을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하다”

중앙일보 2023. 7. 21. 00:50 직장을 통해 사회 공동체 기여 일의 가치는 스스로 찾아가야 정치성 노조활동 돌아볼 필요 인간의 자유로운 선택 존중을 노동운동도 국가를 생각해야 우리나라에 노동조합 운동이 활발하게 벌어질 때였다. 내 제자인 박영식 교수가 연세대 총장이 되었다. 새로 뽑힌 노조 조합장이 150개가 넘는 요청사항을 들고 왔다. 박 총장의 고백이다. 너무 어이가 없어 “나 이 요구사항을 다 검토할 시간이 없으니까, 전국에서 가장 좋은 대우를 받는 대학의 사례를 알려주면 그보다 더 잘해주겠다”라고 거부 의사를 밝혔다는 것이다....이화여대에서도 신생 노동조합의 요청이 110여 개였다고 들은 적이 있다.....이런 노동운동이 절정에 이른 것은 문재인 정부 때였을 것 같다. 문 정권의 두 ..

[김형석의 100년 산책] 나는 100세 넘었어도 외롭지 않다

중앙일보 2023. 7. 7. 01:07 남녀노소 구별없이 오는 고독사 사랑할 이 없으면 절망에 빠져 일에 대한 열정이 고독 채워줘 선한 인간관계 유지도 중요 스스로 늙었다고 여기면 곤란 ‘노인도 일하는 사회’ 만들어야 20년 전 먼저 간 아내 항상 생각 부부가 함께, 그리고 오래 살아가는 백년해로(百年偕老)는 복 중의 복이다. 누구나 경험하는 사실이다. 해로하지 못한다면 누가 먼저 가는 것이 좋을까. 일률적인 해답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흔히 남자가 먼저 가는 편이 좋다고 말한다. 반대인 경우도 있다. 내 친구 김태길, 안병욱 교수는 아내보다 먼저 갔다. 두 부인은 연하이고 건강했는데, 남편들이 작고한 뒤 오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 안 교수 부인이 예상보다 빨리 세상을 떠났기에 만일 안 선생 부인이 먼..

[김형석 칼럼]국격을 추락시키고 국민을 부끄럽게 만드는 민주당

동아일보 2023. 6. 29. 23:51 수정 2023. 6. 30. 04:17 文, ‘사드 괴담’ 조작된 것 모르지 않았을 것 오염수 위험할 수 있지만 과학적 결론을 봐야 괴담 유포는 민주당 이익 달성 위한 것일 뿐 문재인 정부 5년 동안에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 대외적으로는 국격(國格) 훼손이 컸다. 세계가 지향하는 인권 수호 국가의 위상을 상실했다. 문 전 대통령의 친북 정책은 김정은 정권과 뜻을 같이할 목적이었지 민족 간의 통일이 아니다. 결국은 김정은 정권에 대한 협조로 끝났고, 자유세계의 기대와 희망을 배신하는 결과가 되었다. 사드 설치 문제도 그렇다. 문 전 대통령은 항간에 떠도는 괴담들이 조작된 거짓임을 몰랐을 리가 없다. 중국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진실과 동맹국과의 신의를 배신..

[김형석의 100년 산책] 절대 ‘꼰대 할아버지’가 되고 싶지 않았다

중앙일보 2023. 6. 23. 00:48 「 꼰대라는 말이 유행하는 사회 국가의 미래에 도움되지 않아 정치·사회·종교 분야까지 번져 요즘엔 ‘젊은 꼰대들’까지 등장 자기만 옳다는 ‘내로남불’ 심각 자유와 인간의 가치 되새겨야 」 정치적 꼰대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극단적인 보수 진영이나 좌파 정치인들 대부분이 그렇다. 잘못된 신앙을 가진 사람들과 극렬한 정치이념에 빠진 사람들은 그 꼰대 정신을 정치적 수단이나 상품화하기도 한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한·일관계도 그렇다. 두 민족이 불행했던 과거의 원한과 적개심을 다 해결하지도 못했는데 어떻게 우호 관계나 친일외교를 할 수 있느냐고 국민을 선동한다. 개인 간에서도 원수는 끝까지 갚아야 하고, 은혜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편 가르기를 하는 사고방식을 극복하..

[김형석의 100년 산책] 자유를 찾아서…나도 탈북자의 한 사람이었다

중앙일보 2023. 6. 9. 00:49 수정 2023. 6. 9. 05:54 「 공산정권에선 제대로 교육 못해 1947년 여름 가족과 남쪽으로 생사 넘나든 나룻배 탈출 작전 목숨 이상으로 귀한 자유 실감 」 1947년의 일이다. 해방 2년 후였기 때문에 북녘 고향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공산정권 밑에서는 교육다운 교육이 불가능했기에 내가 추진해온 중고등교육을 단념하고 월남하기로 했다. 늦은 오후에 간신히 해주역에 도착했다. 가까이 있는 한 여관을 찾았다. 여관주인이 우리를 깊숙한 안방으로 안내했다. “안심해도 됩니다.” 탈북인으로 직감한 모양이다. 우리 배를 본 경비원이 호루라기를 불었다. 그러나 배는 이미 바다에 들어선 뒤였다. 마치 작은 배들의 전쟁터 같았다. 얼마 후 사공이 “이제는 안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