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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근 칼럼] 코로나 찬스, 민주주의가 위험하다

[중앙일보] 2020.09.14. 00:45 추 장관이 어긴 건 법 이전에 규범 아들의 고발행위는 민주정신에 마취바늘을 꽂는 반민주 자유주의 국회는 상대 골문이 빈 닥공 축구장 유난스런 여름이었다. 코로나에 지친 마음을 태풍이 연이어 강타했다. 강풍이 집을 흔들고 불어난 급류가 제방과 교량을 무너뜨렸다. 물에 잠긴 논밭, 침수된 집을 바라보는 이재민의 허탈한 심정은 도시로 감염됐다. 2분기에만 전국 점포 십만 개가 폐업했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는 빚으로 버티고, 실직자와 휴직자는 사채를 쓰거나 극단적 선택에 몰렸다. 사회적 치유가 필요한 시점이다. 기사 전문(全文)은 아래 링크로 해당기사와 연결됩니다 [송호근 칼럼] 코로나 찬스, 민주주의가 위험하다 무상지원금 혜택을 받더라도 민주시민이라면 절대 잊지 말..

[송호근 칼럼] 코로나를 악용한 건 정부였다

[중앙일보] 2020.08.31 00:45 지난 주말 의료계는 긴박했다. 전공의협의회 회장의 공지문이 발송됐다. 의료계 7개 단체가 국회·의료계 협상안을 두고 밤샘 토론을 벌였다. 일요일 새벽, 협상안은 부결됐다. 정부발(發) ‘정책 4안’을 원점으로 돌리고, 코로나 진정 후 논의를 시작하자는 게 국회가 내민 협상안이었다. 아쉽다. 의료계는 또 공론의 뭇매를 맞게 됐다. 의료계가 받은 상처가 그만큼 치명적이고, 정부·국회 일심동체에 대한 불신의 골은 그만큼 깊다는 뜻이다. 국민은 허허벌판에서 코로나를 맞는 상황이 됐다. 코로나 진압이 먼저라는 의료계를 따돌리고 의료공약 강행한 정부 여당은 파업을 악성바이러스 매도 K-방역 의료전사들 결국 돌아서 기사 전문(全文)은 아래 링크로 해당기사와 연결됩니다 [송호..

[송호근 칼럼] 괴로운 아파트 공화국

[중앙일보] 2020.08.17 00:43 역대급 장마와 코로나에 지친 서민을 타격한 건 ‘집값 전쟁’이었다. 누가, 어떻게 만들었는지 알 길 없는 김현미식(式) 답안인 임대차 보호법과 부동산 관련 세금 인상. 김 장관은 집값을 마침내 잡는다는 듯 당차게 선언했는데, 그게 또 무슨 화근일지 두려운 시민들은 각자의 셈법에 돌입했다. 아무리 계산해도 아리송했다. 번듯한 내 집은 가능할까? 세금은 겁나게 올랐다. 세무사에게 문의했더니, ‘공부 중’이라는 답변. 시민들은 근심 속에 날이 새고, 김현미 사단은 신약(神藥)을 찾아 행군 중이다. 내 집 마련에 절치부심하던 사십대가 떠올랐다. 그건 악몽이었다. 사십대, 삼봉을 넘어야 중산층 닥치고 증세가 좌파의 양식인가 주택매매와 소유 비용 늘린다면 주거정의는커녕 정..

[송호근 칼럼] 소설과 교양

[중앙일보] 2020.08.03 00:43 청년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읽었을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청년 괴테가 흠모했던 귀부인 샤를로테와의 좌절된 사랑 얘기다. 1776년 당시, 시민계급 출신 괴테가 아무리 문재가 출중해도 귀족계급과의 사랑은 신분 벽에 막혔다. 주인공 베르테르를 사망 선고할 수밖에 다른 출구가 없었다. 그것은 ‘슬픔’을 넘어 사회적 고뇌(Die Leiden)였다. 귀족의 담을 넘기가 그 때부터 시작됐다. 시민계급은 귀족의 취향과 생활양식을 흡수했고 교양을 연마했다. 전문지식과 시민윤리는 귀족과 대항할 시민계급의 무기였다. 대학과 교회, 예술가와 과학자가 앞장서 ‘교양 시민’을 만들어냈다. 교양시민을 길러낸 동력 교양소설 문사철을 멀리 한 집권세력의 무지 소설쓰시네, 시대에 ..

[송호근 칼럼] 마스크 너머 여름

[중앙일보] 2020.07.06 00:42 자진 격리 중이던 지난 2월 말, 돌밥에 지쳐 반찬 앱을 찾아 주문했다. 결재와 동시에 메시지가 떴다. ‘내일 낮 12시에 배달 예정입니다.’ 시내에서 30킬로 떨어진 산촌인데? 궁금했다. 다음 날 이른 점심을 먹고 동구 밖을 주시했다. 멀리 배송차가 나타난 것은 정확히 12시 5분. 10분 뒤 툇마루에 배달반찬이 얌전히 하역됐다. 비바 코리아! . 비대면 분야 기업이 경기침체 완화 스크린 속 사회엔 감성·열정 결핍 공감과 동정, 도덕 감정이 증발해 양극화 정당, 검찰장악은 민주 공적 기사 전문(全文)은 아래 링크로 해당기사와 연결됩니다 [송호근 칼럼] 마스크 너머 여름 특히 정치! 포퓰리즘 확산을 주시해 온 스탠포드대학 래리 다이아몬드교수가 12개 주범을 꼽았..

[송호근 칼럼] 남(南)으로 가는 멀고 좁은 길

[중앙일보] 2020.06.22 00:43 파묘(破墓)가 유행이다. 국립묘지 안장 자격 박탈하기. 얼마 전 도올이 뜬금없이 이승만 대통령 파묘를 주장하더니, 일파만파, 친일반민족 행위자 파묘법안을 개정 발의하겠다는 당찬 초선의원도 출현했다. 현대판 부관참시(剖棺斬屍)다. . 자의적 역사해석은 왜곡 불러 대의에 생명 건 적 없는 후손들 6·25 전쟁 영령 앞에 겸손해야 기사 전문(全文)은 아래 링크로 해당기사와 연결됩니다 [송호근 칼럼] 남(南)으로 가는 멀고 좁은 길 6·25 70주년, 평화시대 후손들이 스스로 물어볼 일이다. 우리들은 언제 대의(大義)에 생명을 걸어본 적이 있는가. 송호근 본사 칼럼니스트·포스텍 석좌교수

[송호근 칼럼] 리쇼어링? 꿈도 꾸지 마세요

[중앙일보] 2020.06.08 00:45 “드디어 선진국이 됐습니다. 사회학 전공 45년 만에 열등감을 극복했습니다.” 지난 주 한국일보 포럼에서 고백한 필자의 심정이다. 주변을 다시 둘러보게 됐다. 지방도시에도 빈촌은 드물고 골목은 정결하다. 농촌, 산촌 풍경도 궁색한 모습을 떨친 지 오래다. 작은 땅뙈기로도 아담한 집에 가족 생계를 꾸릴 작농 기술을 발휘하고, 자가용과 농기구를 다 갖춰 산다. 대도시 달동네는 고층아파트 숲이 됐다. 쫓겨난 사람도 있겠으나 슬럼가로 흘러들지 않는다. 슬럼가가 없는 나라가 선진국이라면, 한국은 이미 오래 전에 선진국이다. K-방역으로 선진국 열등감 극복 유럽은 집단 간 분절 칸막이 사회 한국은 사회적 동질성 세계 최고 동질성 뒷면은 배타성, 경제의 독 기사 전문(全文)..

[송호근 칼럼] 사람을 찾습니다

[중앙일보] 2020.05.25 00:49 광주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세월이 많이 흘렀다. 사람을 찾습니다. 이름은 모르고 육군 중령, 1980년 5월 당시 수경사 차장. 얼굴은 기억나지 않는다. 어두웠다. 장맛비에 벼락이 쳐서 퇴계로 수경사 전역이 정전이었으니까. 6월 17일 밤 7시. 친구가 말해준 수경사 정문에 도착한 시각, 남산에 운집한 비구름 벼락에 사방이 깜깜했다. 두려웠다. 저 속에 들어가면 나올 수 있을까. 대학원생 출정식 선언문을 쓴 것이 화근이었다. 그걸 대필한 죄로 시국사범 A급으로 수배됐다. 그런데 수경사 부관이 우연히 나의 절친이었다. 계엄령이 발동한 5월 18일 밤, 절친이 공중전화로 알려줘서 알았다. 도망가라. 천운이었다. 40년 전 광주 항쟁 선언문 대필 내란죄로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