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닷컴 2016.03.12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아침에 일어나 뜬 인생이 꿈과 같은 것 웃음이 절로 나오니 언제나 아침 되면 도로 말짱 허사가 되네. | 朝起戱書窓紙 不悟浮生是夢中(불오부생시몽중)
夜來自笑千般計(야래자소천반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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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 때의 명사 고옥(古玉) 정작(鄭碏·1533~1603)이 아침에 일어나 떠오른 생각을 창호지에 시로 써두었다.
인생은 뜬 구름과 같고, 꿈과도 같다.
그 점을 무시하고 사람들은 온갖 모략과 지식을 동원하여
성공의 꿈을 실현하려 애쓴다.
인생을 걸고 남들과 경쟁하여 늙어 죽을 때까지 포기할 줄을 모른다.
지난밤에도 잠자리에서 이런저런 거창하고 실현 가능한 인생 계획을
설계하고 흐뭇한 기대감으로 잠이 들었다.
하지만 아침에 깨어나 돌이켜보니 실현될 것은 하나도 없이 말짱 꽝이다.
본분을 지키며 살아야 할 텐데 날마다 신기루 같은 욕망의 환영에
아직도 사로잡혀 있다. 오늘 아침 내 모습에 웃음이 피식 나온다.
이제 미망(迷妄)에서 벗어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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