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조 들여 공장 지어도 고용 한계
비메모리는 기술집약적 산업
고급인력 많은 강소기업에 적합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2달러대 초반이던 8GB 낸드 플래시가 지금은 3달러대 후반으로 올랐어요. 그런데 살 수가 없어요. 대리점에 물량이 없으니까요.”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소비자들이 스마트폰 스펙을 중시하면서 과거엔 2GB D램이면 된다고 생각하던 업체들도 일제히 4GB D램을 탑재하고 있다”며 “고사양 D램을 생산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주문이 몰리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멀티미디어 사용이 보편화되고 인공지능(AI) 등 빅데이터 기반 서비스도 활성화하며 서버 업체들의 주문도 갈수록 늘고 있다. 이들 업체는 “비싸도 성능 좋은 제품을 달라”는 최우량 고객이다.
고사양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늘며 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삼성전자가 지난 4분기 100원 팔아 33원 남기는 기록적 영업이익률(33.3%)을 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매출에 비해 이익률이 떨어지는 시스템 반도체를 제외하고, D램과 3D 낸드플래시만 따지면 영업이익률은 50%에 육박할 거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런 초호황이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유례없는 수요 증가로 최소 2년 이상은 공급 부족이 이어질 거란 시각이 우세하다. 하지만 중국의 공격적인 반도체 산업 투자 등으로 랠리가 장기적으로 지속되긴 어렵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반도체 업체들도 공장을 경쟁적으로 증설하고 있는 데다 내년부턴 중국에서도 메모리 반도체 제품이 나올 걸로 보인다”며 “늦어도 2019년부터는 업황이 하락 추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도체 호황이 국내 경제에 큰 낙수 효과를 가져오진 못한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삼성전자는 경기 평택시에, SK하이닉스는 충북 청주시에 각각 15조6000억원, 2조2000억원을 들여 3D 낸드플래시 공장을 증설하고 있지만 이들 공장은 생산 인력을 대거 고용하지 않는다. 최근 증설되는 반도체 공장들은 거의 모든 생산 라인이 100% 자동화돼 있기 때문이다.
송용호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과거엔 각 단계의 공정이 끝나면 웨이퍼(반도체 기판)를 들고 다음 단계로 옮기는 작업을 사람이 했는데 지금은 그런 작업까지 기계가 대신하고 있다”며 “반도체를 설계하고 맞춤 개발하는 고급 연구 인력이 많지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란 두 회사가 국내 반도체 산업의 전부라 큰 고용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자본집약적인 메모리 반도체 산업뿐 아니라 기술 집약적이고 다변화된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 산업도 적극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금 제기된다. 시스템 반도체는 D램과 낸드플래시로 크게 나뉘는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종류가 다양하고, 각 제품에 적용되는 형태도 가지각색이다. 설비를 갖춘 몇몇 대기업이 아니라, 기술력을 갖춘 강소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분야다.
비메모리 분야 인력 집중 육성해야
이혁재 서울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고용 유발 효과에서는 시스템 반도체 산업이 훨씬 유리하다”며 “반도체 산업은 향후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과 더불어 지속적으로 성장할 걸로 전망되는 만큼 지금부터라도 관련 업체와 인력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20여 년간 기술과 설비, 인력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 온 반도체 산업처럼 ‘될성부른 제2의 반도체 산업’에 기술·인력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김진형 지능정보기술연구원장은 “소프트웨어나 통신산업으로 수출을 하고 있는 기업이 거의 없다는 게 우리 ICT 산업의 현주소”라며 “국내 우수 엔지니어가 해외로 빠져나가는 걸 막고 기술력 기반의 산업에 투자를 집중해야 20, 30년 뒤의 먹거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미진·김도년 기자
中 메모리반도체에 매머드 투자…최종 타깃은 삼성전자
뉴스1 2017-01-23 16:31중국 최대 반도체업체 칭화유니 1년새 82조 투자
기술자 영입에 물불 안가릴 듯..."한국추격 시간문제"
[중략....]
◇ "비메모리 앞선 중국, 추격은 시간문제"
메모리 기술면에서 중국은 한국과 최소 몇년의 기술격차가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세계 최초로 4세대 64단 3D낸드 플래시 메모리 양산에 들어갔다. SK하이닉스도 아직 48단 양산에 머물정도로 삼성전자의 기술은 독보적이다. 이르면 내년 9월 D램양산에 들어가는 푸젠전자정보그룹의 미세공정기술도 32나노 수준으로 이미 10나노대에 접어든 국내 반도체 업계와 적지 않은 기술격차가 있다.
그러나 중국이 거대 투자로 나선 만큼 추격은 불가피한 것으로 본다. 국내 전문가들은 반도체가 이례적인 초호황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면서도 얼마나 지속될지는 자신하지 못한다. 그 변수중 하나가 중국이다.
게다가 중국은 비메모리 분야에서는 우리나라를 앞서 있다. 중국은 이미 비메모리 세계 3위 수준에 올라서 있다. 지난해 반도체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Fabless) 회사만 1362개로, 150여개에 불과한 우리나라의 9배에 이른다.
시장 규모도 비메모리가 훨씬 크다. 지난 2015년 기준 세계 시스템 반도체 시장은 2670억 달러(약 311조원) 규모로, 807억 달러(약 94조원) 수준인 메모리 시장 규모의 세 배 수준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현재 반도체에서 우리나라가 제일 약한 부분은 비메모리 설계"라며 "메모리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선 만큼 후발주자인 중국을 자꾸 걱정할 것이 아니라, 인력공급과 창업 지원 활성화로 팹리스를 적극 육성해 비메모리에서도 반도체 강국의 지위를 새롭게 찾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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