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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정부, 히틀러의 저서 ‘나의투쟁’ 학교교재 허용…“역사공부다”

바람아님 2017. 4. 19. 23:35
뉴시스입력 2017-04-19 16:41

일본 정부가 나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의 저서 ‘나의 투쟁’을 학교 교재로 사용할 수 있다고 결정한 데 대한 논란이 일자, “역사 공부를 위한 것”이라며 궁색한 변명을 내놨다.

NHK에 의하면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관방 부장관은 19일 기자회견에서 ‘나의 투쟁’을 학교 교재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집필 당시의 역사적 배경을 고찰하기 위해 수업에서 사용되는 예가 있다”면서 “(‘나의 투쟁’의 내용에 대해) 긍정하는 것이 아니고 부정하는 내용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기우다 부장관은 이어 “(나의 투쟁을) 인종차별 조장을 위해 사용하는 것은 교육기본법 등의 취지에 어긋나는 것으로 부적절하다”라며 “이렇게 지도될 경우 엄정 대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 14일 각의(국무회의)에서 히틀러의 ‘나의 투쟁’과 관련해 “교육기본법 등의 취지에 따르는 등 유의사항을 고려한 유익하고 적절한 것에 한해, 교장과 학교 설립자의 책임과 판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답변서를 결정했다.

‘나의 투쟁’은 히틀러가 1923년 바이에른 주 뮌헨에서 폭동을 일으켜 권력을 잡으려다 실패한 뒤 수감된 이후 감옥에서 쓴 자서전으로 1925년 출간됐다.

이 책은 유대인 증오와 게르만 민족의 우월성을 선동하는 내용으로 독일 나치당 당원의 필독서였으며, 히틀러 집권 이후 1200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였다.

독일의 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사회적 금서로 낙인찍혔으며, 저작권을 가진 바이예른 주 정부가 2015년까지 출판을 금지했지만 저작권 만료 기간인 70년이 지나면서 지난해 1월부터 출판사들이 자유롭게 출간할 수 있게됐다. 다만 독일 법무부는 ‘나의 투쟁’을 포함한 모든 히틀러의 저술은 ‘무비판본’으로는 출간될 수 없게 했다.


이후 지난해 독일에서 ‘나의 투쟁’이 재출간 된 이후 올해 1월까지 8만 5000부 이상 팔리며 독일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자, 독일을 포함한 유럽에서 극우주의가 부상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나의 투쟁’을 재출간한 독일 현대사연구소측은 재출간본에 히틀러에 대한 비판적 해석을 덧붙였다며 극우주의 유포 우려에 선을 그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