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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문의 뉴스로 책읽기] [89] 이윤택을 배출한 조직 문화?

바람아님 2018. 2. 27. 06:25

(조선일보 2018.02.27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조남주 '82년생 김지영'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조선시대는 물론 바로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한번 '몸을 망친' 여성은 음지의 여성이 되었다.

순결을 잃으면 자동적으로 혼인 시장에서 배제되었고, 경제 능력이 없기 때문에 순결을 짓밟은 '원수'에게

매달려 살 수밖에 없었다.


남자들은 온갖 감언이설과 애원, 맹세를 동원해서 여자의 순결을 빼앗고는 잠시 '미안'해하다가

점점 뻔뻔해져서 왕으로 군림하며 여자를 구박했다. 그 치욕을 거부하려면 거리의 여자가 되어 온 세상의 능멸을 견뎌야 했다.


가해자의 죗값을 피해자가 치르는 이 불의(不義)는 유교 문화권 여성만의 운명이 아니었다.

서양에서도 여성은 절대 약자였다.

하디의 여주인공 테스의 비운이 전 세계 여성을 울린 것은 그것이 딴 세상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최근에 한국에 'Me Too 운동' 확산과 함께 상상을 절하는 엽기적 추행, 범죄들이 드러나고 있다.

21세기에도, 한국에서 여성이 사회 참여와 경제 자립을 원한다는 것이 그리 큰 죄였단 말인가?

한국 사회가 그렇게까지 피해 여성에게 비정했는가?

그런데 한국여성단체연합은 (많은 좌파 문화계 인사가 관련된) 이런 비행에 대해 매우 뒤늦게 성명을 내면서,

이 흉악한 범행을 "성차별적 권력 구조"의 산물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권력 구조는 그 범죄를 행하고 은폐하게 한 장치이고,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인면수심(人面獸心)의 인간이다.


남자들은 그들에게는 일시적 오락, 자극 추구에 불과했던 성희롱, 성추행, 성폭력이 피해 여성의 삶을 얼마나 피폐하게 하고

정신을 파괴하는지 똑바로 깨달아야 한다. 이윤택의 피해자 중 한 사람은 "더러운 손을 20년이 다 되도록 지우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9세 때 자기를 성폭행한 '짐승'을 1991년 살해하기까지 21년간 김부남씨의 삶을 삶이라 할 수

있었겠는가?


조남주 작가의 화제작 '82년생 김지영'의 주인공은 주관이 뚜렷하고 자립심 강한 신세대 한국 여성으로서 거창한 야망보다

조금씩이라도 발전적인 삶을 원할 뿐이다. 남편도 웬만큼 협조적인데 그 기본적 욕망의 실현이 여러 겹 벽에 부딪혀 좌절되며

김지영에게 '의학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증상이 나타난다.

부단한 노력의 작은 과실도 차지하기가 그리 힘든 대한민국의 딸 김지영. 우리의 애처로운 딸 지영이가 남자들의

허접한 쾌락의 제물까지 되어야 하겠는가?
           



82년생 김지영 : 조남주 장편소설
조남주/ 민음사/ 2017/ 190 p
813.7-ㅈ588ㅍ=3/

[강서]3층 어문학실/[정독]어문학족보실


<저자 인터뷰 > 2016.11.21 | 민음사 제공
<82년생 김지영> 조남주 저자 인터뷰 일상적 차별과 구조적 불평등 속에서 점점 말을

잃어 가는 이 시대 모든 지영씨들 지영씨, 잘 지내고 있나요? 소설에 대해 소개한다면요?

평범한 대한민국 여성인 1982년생 김지영 씨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김지영 씨는 부모님과 할머니, 언니와 남...

책소개

공포, 피로, 당황, 놀람, 혼란, 좌절의 연속에 대한 한국 여자의 인생 현장 보고서!


문학성과 다양성, 참신성을 기치로 한국문학의 미래를 이끌어 갈 신예들의 작품을 엄선한 「오늘의 젊은 작가」의

열세 번째 작품 『82년생 김지영』. 서민들의 일상 속 비극을 사실적이면서 공감대 높은 스토리로 표현하는 데

재능을 보이는 작가 조남주는 이번 작품에서 1982년생 '김지영 씨'의 기억을 바탕으로 한 고백을 한 축으로, 고백을

뒷받침하는 각종 통계자료와 기사들을 또 다른 축으로 삼아 30대를 살고 있는 한국 여성들의 보편적인 일상을 완벽하게

재현한다.

슬하에 딸을 두고 있는 서른네 살 김지영 씨가 어느 날 갑자기 이상 증세를 보인다.

시댁 식구들이 모여 있는 자리에서 친정 엄마로 빙의해 속말을 뱉어 내고, 남편의 결혼 전 애인으로 빙의해

그를 식겁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남편이 김지영 씨의 정신 상담을 주선하고, 지영 씨는 정기적으로

의사를 찾아가 자신의 삶을 이야기한다. 소설은 김지영 씨의 이야기를 들은 담당 의사가 그녀의 인생을 재구성해 기록한

리포트 형식이다. 리포트에 기록된 김지영 씨의 기억은 ‘여성’이라는 젠더적 기준으로 선별된 에피소드로 구성된다.


1999년 남녀차별을 금지하는 법안이 제정되고 이후 여성부가 출범함으로써 성평등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 이후,

즉 제도적 차별이 사라진 시대에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존재하는 내면화된 성차별적 요소가 작동하는 방식을 보여 준다.

지나온 삶을 거슬러 올라가며 미처 못다 한 말을 찾는 이 과정은 지영 씨를 알 수 없는 증상으로부터 회복시켜 줄 수

있을까? 김지영 씨로 대변되는 ‘그녀’들의 인생 마디마디에 존재하는 성차별적 요소를 핍진하게 묘사하고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더버빌가의 테스 : 토마스 하디 장편소설
토머스 하디/ 유명숙/ 문학동네/ 2011/ 612 p
808-ㅁ748ㅁ-72/ [강서]3층 어문학실/ [정독]어문학족보실


테스 = Tess (영화)
로만 폴라스키 감독 그린나래미디어 2015
블688.21-27614 / [정독]디지털자료실(2동3층)
NBT000019526


19세기 영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토머스 하디의 대표작 !

가혹한 운명에 굴복당했으나 신 앞에 순결했던 한 여인의 이야기『더버빌가의 테스』.

가혹한 운명에 굴복당했으나 신 앞에 순결했던 한 여인의 이야기. 19세기 영국문학을 대표하는 토머스 하디 장편소설로,

출간 당시의 사회적 편견과 인습을 비판하여 큰 논란을 가져온 바 있다. 한 여인의 비극적 삶과 사랑을 그리는 데서

나아가 시대적 모순을 날카롭게 꿰뚫고 있으며, 소설이 교훈적이어야 한다는 관습에서 벗어난 것으로도 높이 평가받는다.


테스 더비필드는 부유한 더버빌 부인과 친척임을 내세워 가난한 집안을 일으키기 위한 한 줄기 행운을 구하게 된다.

그러나 사촌 알렉은 결국 그녀를 파멸과 이끌고 만다. 이와는 아주 다른 인물인 에인절 클레어는 그녀에게 사랑과 구원을

보장해줄 것 같다. 하지만 테스는 자신의 과거를 밝히든지, 평화로운 미래를 위해 입을 다물든지 해야 하는 선택의 기로에

처하게 되는데…….

아름다운 외모의 농촌 노동계급 여성 테스가 도덕적 편견과 저항할 수 없는 운명에 희생되어 몰락해가는 과정을 그린

이 소설은 당시 사회의 이중적이고 편협한 가치관을 가차 없이 비판한다. 또한 미혼모에 살인자인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인습을 대담하게 거스르면서도 사랑 앞에 진실했던 여인의 비극적인 삶을 통해 애틋한 슬픔과 감동을 자아낸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