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北韓消息

[사설] 北 '도발·대화 꼼수' 에 더는 현혹되지 말아야

바람아님 2019. 9. 13. 07:47


디지털타임스 2019.09.10. 18:41


북한 최선희 제1부상이 미·북 핵 실무협상에 응하겠다고 밝히면서 두 달 넘게 중단됐던 미북간 대화가 재개되게 됐다. 지난 6·30 판문점 회동 이후 미북 협상은 진행되지 못했다. 북한은 F-35A 등 우리의 예정됐던 무기도입과 8월 한미연합지휘소연습을 북침전쟁 소동과 무력증강 책동이라며 대화에 응하지 않았다. 전래의 주장을 되풀이 한 데에 지나지 않는다. 대화 중단 국면이 길어지자 내년 대선을 앞두고 핵협상의 진전을 원하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미 행정부의 고위관리들은 유화적 입장을 견지하며 대화의 장으로 북을 나오게 하려고 노력해왔다. 문재인 정부도 쌀 지원을 서두르는 등 교착상태에 있는 남북관계에 변화를 모색해왔다.


북한이 미국의 실무협상 재개 제안에 응한 것은 일단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최 부상이 '미국은 다른 계산법을 들고 나와야 한다'고 하는 등 벌써부터 선수를 치고 나왔다. 대화 수용 이튿 날에는 또 다시 동해상으로 두 발의 발사체를 발사하는 등 대화와 도발의 양면적 행태를 답습하고 있다. 미국과는 대화를 원한다면서 대한민국에 대해서는 도발을 계속하는 이중적 행태는 북이 그동안 취해온 '혼미(昏迷)전략'이다. 문재인 정부를 대상으로 몸값을 최대한 올려보자는 셈법인 것이다.


그동안 문 정부는 북한의 이 같은 전략적 모호성에 사실 끌려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과 대화를 재개하기로 한 시기에 대구경 방사포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함으로써 문 정부가 매달리고 있는 남북평화 체제에 대한 기대에 찬물을 끼얹어 지속적으로 자신들의 페이스로 남북관계를 끌고 가겠다는 심산이다. 새로운 계산법을 들고 나와야 할 당사자는 정작 미국이 아니라 북 김정은 정권이다. 한·미 분리와 냉온 양면 전략에 넘어가면 대북정책은 자칫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북 김정은 정권의 도발과 대화 병행 꼼수전략에 더는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