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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철의 글로벌 인사이트] 대통령제의 유효기간은 끝났다

바람아님 2023. 8. 11. 05:41

조선일보 2023. 8. 11. 03:03

나는 한국과 미국에서 각기 꽤 오래 살면서 두 나라 정치를 다 구경해 본 사람이다. 그 소감은 이렇다. 미국 정치가 ‘농구 시합’ 보는 것 같다면 한국 정치는 ‘권투 시합’ 보는 것 같다는 것이다. 미국 정치가 ‘팀플레이’를 기본으로 하는 ‘경쟁 게임’이라면, 한국 정치는 서로 때려눕히는 ‘격투 게임’인 것이다. 그 ‘격투 경기’만 1년 내내 보며 살아야 하는 대한민국 국민은 한마디로 참 불쌍한 사람들이다.

선진국 클럽인 OECD 38국가 중, 우리같이 국민이 맨날 살벌한 ‘권투 시합’만 보며 살아야 하는 나라는 우리 말고도 4곳이 더 있다.....신기하게도 한국을 포함한 이 다섯 나라에 딱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모두 ‘대통령제 국가’라는 것이다.

이 대통령제 국가 5곳이 다른 나라와 가장 두드러지게 다른 점은 무엇일까? 바로 대통령에게 소위 ‘대권’이라는 것이 주어진다는 것이다. ‘대권’이 무엇인가? 그것은 군 통수권, 검찰권, 경찰권, 감사권, 인사권, 조세권 등 수십 가지 각종 권력·권한이 궁극적으로 한 사람에게 집중된 것을 말한다. 거기에 ‘4~5년 임기’까지 보장됐다. 그 총합적 힘의 위력은 정말 상상을 초월한다.

그런데 같은 대통령제인데 유독 미국 정치에는 ‘싸움판’이 없다. 왜 그럴까? 그 나라 대통령제가 우리와 다른 ‘종’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연방제 국가이다. 수십 주가 일종의 ‘계약’을 통해 세운 나라이다. 그래서 대외적으로는 한 나라이지만, 대내적으로는 사실상 수십 나라가 협동으로 작동되는 그런 구조인 것이다. 그런 나라는 ‘대권’이 주어질 수가 없다. 사실 미국 대통령의 권한은 외교, 국방, 거시 경제, 각 주의 이해관계 조정 등 몇몇 분야로 엄격히 제한되어 있다. ‘대권’이 없으니 ‘싸움판’이 벌어질 이유도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할까? 그동안 이 지구촌이 우리에게 보여준 현실은 명확하다. 대통령제란 대한민국 같은 선진국에는 단연코 적합하지 않은 모델이라는 사실이다. 


https://v.daum.net/v/20230811030349071
[전성철의 글로벌 인사이트] 대통령제의 유효기간은 끝났다

 

[전성철의 글로벌 인사이트] 대통령제의 유효기간은 끝났다

나는 한국과 미국에서 각기 꽤 오래 살면서 두 나라 정치를 다 구경해 본 사람이다. 그 소감은 이렇다. 미국 정치가 ‘농구 시합’ 보는 것 같다면 한국 정치는 ‘권투 시합’ 보는 것 같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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