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3. 8. 16. 03:01
“여길 떠나야겠어. 사람들의 입방아가 금방 그칠 것 같지 않구나.” 엄마가 말했다. “하지만 난 이사 가고 싶지 않아요.” 갑자기 엄마가 화를 내기 시작했다. 엄마는 사람들이 우리가 여기 사는 걸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견딜 수가 없었다. 우리에게 남은 건 하나도 없었다. 모든 것이 파괴되었다. 우리의 삶은 무너져 내렸다. 아빠…. 아버지…. 아버지가 우리의 삶을 망가뜨린 것이다. 엄마의 삶과 내 삶은 물론 아버지 자신의 삶마저도. - 비외른 잉발젠 ‘우리 아빠는 도둑입니다’ 중에서 |
새만금 잼버리는 특정 지역과 조직위원회의 축제였다. 공식 예산액 1170억원 중 870억원이 조직위 운영비 및 사업비 명목으로 사라졌다. 야영장 실태를 보면 시설비 130억원도 기반 시설에 쓰였을지 의심스럽다. 99번의 해외여행, 127억원의 후원금도 챙겼다. 새만금을 중심으로 주변 도로, 공원, 공항 건설 등에 투입되었거나 예정된 사업비는 20조원에 달한다.
절도 혐의로 아빠가 경찰에 체포되자 소년과 엄마는 이웃에게 따돌림당한다. 범죄자의 가족을 비난하는 것은 옳은가, 소설은 묻는다. 가족은 아빠의 도둑질 덕에 부족함 없이 살았다.....기소돼도 재판은 길고 처벌은 약하다. 피의자가 사고로 죽거나 자살하면 수사는 종결된다. 남은 가족은 성실한 일반인보다 풍족하게 살 수 있다. 헐렁해진 국고는 국민의 고혈로 금세 채워질 것이다.
범죄가 가족 사랑, 성공과 부의 원천이 되었다. ‘왜 우리 남편은 도둑질도 못 하나, 아빠가 크게 한탕하고 죽어주면 좋을 텐데….’ 무서운 가족이 탄생하지 않을 거라 안심해도 될까?
https://v.daum.net/v/20230816030137050
[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227] 범죄자와 가족
우리 아빠는 도둑입니다
저자 비외른 잉발젠 | 역자 손화수
출판 북레시피 | 2019.7.19.
페이지수 204 | 사이즈 121*188mm
판매가 서적 11,700원 e북 8,190원
'人文,社會科學 > 作品속 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과 내일/이철희]원폭과 봉쇄, 두 아이콘의 좌절 (1) | 2023.08.31 |
---|---|
[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229] 무 한 조각 썰고 칼을 칼집에 넣는다면 (3) | 2023.08.30 |
[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226] 범죄가 활개 치는 이유 (2) | 2023.08.09 |
[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225] 법을 악용하는 ‘교활한 천사들’ (2) | 2023.08.02 |
[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224] 공무원을 위한 세금과 징벌 (2) | 2023.07.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