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3. 8. 30. 03:04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 한 번의 큰 충격보다 수백 번의 작은 충격을 받아들여. 그러나 커다란 충격이 우리를 전진하게 하는 거야. 작은 충격은 우리를 점점 진창 속으로 몰아넣지만, 그건 아프지 않지. 추락은 편한 점도 있으니까. 그건 마치 파산 직전에 있는 상인이 그걸 감추고 여기저기서 돈을 빌린 후 평생 그 이자를 갚느라 늘 불안하게 사는 것과 같지. 나는 파산을 선언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쪽을 택하고 싶어. -루이제 린저 ‘생의 한가운데’ 중에서 |
광주 MBC가 주관해 온 ‘정율성 동요 경연 대회’는 그의 탄생 100주년이던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간 열렸다. 학교장 추천으로 참석한 어린이 합창단은 자유곡과 함께 정율성 작곡 동요 한 곡을 의무적으로 부른다. 노랫말 속 ‘노동자 아저씨’도 이상하지만 ‘우리 조선 대원들, 조국을 사랑하죠’의 조국은 중국일까, 북한일까?
참가 팀이 적어서인지 논란이 되는 탓인지 ‘더 알차고 풍성하게 준비하겠다’던 10주년 동요제 공지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9년간 대회에 참석했던 아이들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할까. 어린 시절에 바라본 어떤 빛은 어른이 되어서도 사라지지 않는다. 누군가는 평생 그 빛을 추구하며 산다. 그에 맞서 칼을 뽑았다는 건 전쟁이다. 무 한 조각 썰고 칼집에 넣는다면 시작하지 않는 것만 못할 수 있다. 또 한 번 패배이자 공식적인 수용이 될 테니까.
https://v.daum.net/v/20230830030411122
[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229] 무 한 조각 썰고 칼을 칼집에 넣는다면
생의 한가운데
세계문학, 논리논술대비, 필독서, 생의 한가운데
저자 루이제 린저
출판 흙마당어린이 | 2019.6.17.
페이지수 130 | 사이즈 확인 중
판매가 e북 10,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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