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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칼럼] 언어의 하이퍼인플레이션

바람아님 2024. 9. 5. 01:46

중앙일보  2024. 9. 5. 00:32

지지층 일각 떠돌던 계엄 음모론
민주당 지도부 공식 입장 돼버려
탄핵을 전제로 하는 집단 상상력
당대표 판결 앞둔 히스테리 불과

계획적이라기보다는 우발적인 실수로 보인다. 단초는 ‘법원판결에 승복해야 한다’는 한동훈 대표의 발언이었다. 심기가 불편해진 이재명 대표가 이 발언을 받아치려다가 선을 넘어 버린 것이다. “최근 계엄 얘기가 자꾸 이야기된다.”

사실 계엄령 시나리오는 민주당 강성 지지층 일각의 하위문화 현상이었다. 그런데 공당에서 이 음모론을 덜컥 받아들인 것이다. 이재명 대표가 자꾸 들었다는 그 “계엄 얘기”는 사실 그 당 지도급 인사들의 입에서 나온 것이다.

“차지철 스타일의 김용현 경호처장을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하고 ‘반국가세력’이란 발언도 했다. 이런 흐름은 국지전과 북풍 조성을 염두에 둔 계엄령 준 작전이라는 게 나의 근거 있는 확신이다.” 김민석 의원의 말이다. 그는 민주당의 수석최고위원이다.

“국방장관 후보자, 행안부 장관, 방첩사령관 등 이른바 계엄령 키맨들이 모두 윤 대통령의 고교 동문이다. 대통령 탄핵 상황이 오면 계엄령 선포가 우려된다.” 그 당에서 최고위원을 하고 있는 김병주 의원의 말이다.

정성호 의원이 그 제보의 실체를 밝혔다. “제보도 받고 있다고 하는데 대개 그런 상상력 아니겠나.” 그 무시무시한 시나리오의 근거가 고작 ‘상상력’이란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간단하다. 극단적 언어를 남발하다 보면 대중은 자극에 둔해지기 마련. 무뎌진 대중의 감성에 충격을 주려면 언어는 더 자극적이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언어가 인플레이션에 빠지게 된다.

‘탄핵’과 ‘계엄’이라는 언어의 하이퍼인플레이션은 통제할 수 없는 상황 앞에서 극도의 불안에 빠진 민주당과 그 지지층이 부리는 집단 히스테리라 할 수 있다. 이 격한 반응을 촉발한 ‘투셰(touche)’, 혹은 이 바닥 전문용어로 ‘발작 버튼’은 한동훈 대표의 모두 발언. “(검사 탄핵은) 이 대표 판결 결과에 불복하기 위한 빌드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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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칼럼] 언어의 하이퍼인플레이션

 

[진중권 칼럼] 언어의 하이퍼인플레이션

계획적이라기보다는 우발적인 실수로 보인다. 단초는 ‘법원판결에 승복해야 한다’는 한동훈 대표의 발언이었다. 심기가 불편해진 이재명 대표가 이 발언을 받아치려다가 선을 넘어 버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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