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4.07.24 양상훈 논설주간)
자기를 모르고 상대를 모른 대가는 잔인했다
'겸허'와 '수비'… 스포츠만이 아니라 세상사의 핵심
지나놓고 보니 브라질은 겸허하지 않았다. 선수들은 들떠 있었고 국민은 다 된 밥인 양 축제를 벌였다.
이번 월드컵에서 좋은 해설을 해준 이영표씨는 브라질이 첫 실점을 하자 "네이마르가 아니라 실바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브라질이 두 번째 실점을 하자 이씨는 "아무도 예상 못한 대패(大敗)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중압감의 발원지는 우승을 당연시했던 브라질 국민이었다. 대중(大衆)은 열정적일 뿐 냉정하지 않다. 겸허하지도 않다.
세상사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브라질 사건이 있기 직전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우리나라를 다녀갔다.
우리는 세계적인 강대국들에 둘러싸여 있다. 경제·군사력만이 아니라 문화·역사와 같은 소프트 파워도 압도적인 나라들이다.
독일 감독은 브라질에 대승한 뒤 "독일은 침착, 냉정, 용감했다"고 자평했다. 우리는 침착·냉정보다는 열정에 가까운 사회다.
지금은 막강한 것 같아도 독일도 2004년에 루마니아에 5대1로 참패했다.
K리그를 단 한 경기만 보아도 한국 축구가 아직 유럽이나 남미에 비해 떨어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게시자 추가 : 홍명보 전 축구 국대감독 K리그 비하 논란 ‘진실은?’ >>>
(출처-파이낸셜뉴스 2014-07-11)
▲ 대한축구협회 제공
홍명보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사퇴 기자회견에서 'K리그 비하 발언'이 논란으로 떠올랐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사퇴 기자회견에서
"K리그 최고의 선수가 유럽에 가면 B급이다"라고 발언해 K리그를 무시했다는 해석으로 K리그팬들의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이번 월드컵에 대해서 실패 원인을 여러 개 짚다보니까 하나의 생각이 나는 예선전을 거치지 않은 감독이었다"며 "때문에 선수들의 장단점, 능력 등을 충분히 알 수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드는데 그것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한 브라질 월드컵을 1년 정도 앞두고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됐을 때 팀의 골격 등을 자신이 아는 선수로 만드는 것이 가장 좋지 않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자신이 2012년 올림픽을 다녀왔기 때문에 당시 올림픽에 출전했던 선수들을 객관적으로 놓고 평가를 했으며 모든
선수들을 평가했을 때 이 선수들이 낫다고 당시 선수 선발 배경을 선발했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예를 들면 우리나라에 A급 선수들이 있는데 이 선수들은 유럽에 나가면 거의 B급대 선수들이 있다.
우리 K리그에 있는 선수들은 그 밑에 있는데 과연 잘하는 선수가 유럽에 나가서 경기를 하지 못하고
지금 그 선수들보다 조금 수준이 떨어지는 선수가 경기를 하고 있을 때 과연 이거를 어떻게 선수 구성을 해야하는지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다"이다.
홍명보 감독은 "만약 지금이 월드컵 전이라면 어떤 준비를 하겠는가"라는 질문에 이같은 답변을 했다.
홍명보 감독의 'B급 선수'라는 발언은 K리그를 직접적으로 비하한 것이기 보다는
어떤 선수든 유럽리그에 진출하기 전에는 A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선수가
유럽 이적 이후에는 이전만큼 활약하지 못한다는 것을 설명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하지만 해외파 선수들과 K리그 소속 선수를 직접 비교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홍명보 감독은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보다 K리그 선수들이 '그 밑에 있다'고 말했고,
'지금 그 선수들보다 조금 떨어지는 선수'라는 말을 한 것도 사실이다.
유럽리그에 진출하는 선수들이 K리그에서 맹활약한 선수인 것을 감안하면 홍명보 감독이 K리그를 비하했다기 보다는
국내 선수들의 유럽진출 현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본 것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이는 홍명보 감독은 물론 한국 축구가 고민해야할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K리그에 대해 유럽진출을 위한 중간 정거장 정도로 인식한다는 것은
스스로 K리그를 수준 낮은 리그로 폄하하고 있다는 것을 은연 중에 드러내는 것이다.
하지만 92년 포항 스틸러스의 전신인 포철 아톰즈에서 프로선수로 데뷔한
홍명보 감독조차 K리그에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생각이 밑바탕에 깔려있다면 엔트리를 전원 해외파 선수로만 채우지 않는한
홍명보 감독은 자신이 구상하는 최상의 팀을 만들기 어려울 것이다.
/여창용 기자 news@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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