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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막 2년..녹슬고 있는 여수엑스포

바람아님 2014. 8. 14. 10:32


2012 여수세계박람회가 폐막한 지 12일로 만 2년이 됐다. 여수에 대한 인지도가 상승돼 지난해 천만 관광객 시대를 열기도 했지만, 지지부진한 사후활용으로 세계박람회장은 방치된 채 녹슬고 있다.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을 주제로 여수에서 열렸던 2012세계박람회가 폐막한 지 12일로 딱 2년이 됐다.

먼저 여수엑스포가 남긴 지난 2년 간의 성과는 어떤 것이 있을까?

↑ 여수엑스포장의 상징 빅-오

무엇보다 여수에 대한 인지도와 교통인프라가 크게 상승돼 관광객이 급증한 것을 꼽을 수 있다.

여수엑스포 개최전 연간 6~7백만 명에 머물던 여수시 연간 관광객은 엑스포 개최 이후 첫 해인 지난해 천만 관광객을 돌파했다.

지난해 열린 순천만정원박람회 여파가 아니냐는 분석이 있지만, 이에 보란 듯이 올 상반기에만 440만 명이 찾은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이는 세월호 참사 여파로 전국 관광지를 찾는 인파가 줄어든 것과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지 않은 상반기임을 고려해도 괄목할 만한 성과라 볼 수 있다.

엑스포 개최 이후 운영난을 우려했던 여수 호텔과 콘도 등 고급 숙박업소들은 주말과 휴일이면 방을 구할 수 없는 지경이다.

휴가철인 요즘 여수세계박람회장은 시원한 바닷바람을 즐기려는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고, 시내 인기 음식점에는 식사시간이 아닌데도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이 계속되고 있다.

호텔과 콘도 등 인프라가 갖춰지다 보니 각종 학술대회와 워크숍, 설명회 등 이른바 마이스산업 붐도 크게 일고 있다.

여수시의 집계를 보면 이달 말 예약 기준으로 올해 마이스산업 유치 건수는 188건이며, 방문 인원은 11만 9천여 명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52건에 2만 3천여 명에 불과했다. 건수로는 3.6배가, 인원으로는 5배가 증가한 것이다.

그동안 많은 학회와 워크숍 등이 제주나 부산 등에서 열렸는데, 이에 식상한 회원들이 다른 곳을 가보자고 찾다가 여수가 각광을 받게 된 것으로 여수시는 파악하고 있다.

특히 여수의 풍부한 먹거리와 시원한 바다 풍광이 이같은 마이스 산업을 촉진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이제는 컨벤션 규모를 걱정해야 하는 수준이다. 인원이 천 명이 넘어가면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고급숙박시설이 없기 때문에 대규모 학술대회 등은 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히든베이 호텔이 2016년 말까지 대형 컨벤션을 계획하고 있고, 이때는 2천 명이 동시 입실 할 수 있게 돼 국제적인 대규모 학술대회도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남은 과제는 역시 지지부진한 박람회장 사후활용이다.

정부는 여수엑스포 개최를 위해 인프라와 민간투자를 포함해 모두 12조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예산을 쏟아부었다.

엑스포장에만 민자 7천억 원을 포함해 2조 천억 원 상당의 비용이 투입됐다. 하지만 2년간 민간투자자를 찾지 못하면서 2년 전과 거의 변한 것이 없는 엑스포장이 되고 있다.

오히려 사용을 거의 하지 않으면서 철제로 지은 엑스포장 건물이 녹이 쓸고 있을 지경이다.

정부는 여수엑스포장을 민간에 매각하기로 하고 지난 2년간 2차례 민간사업자 공모에 나섰다. 매각가는 약 5천억 원 규모다. 하지만 나서는 투자자가 전무하다시피해서 투자자 공모에 실패했다.

현재 다음달 15일까지 3차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여전히 단 한 곳도 입질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수산부는 이에 따라 선활성화, 후 매각기조를 잡고 장기임대방안으로 기획재정부를 설득하고 있다.

하지만 기재부는 선투자금 3천 8백억 원 상당을 회수하려는데 혈안이 돼 이같은 장기임대방안을 선뜻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여수세계박람회재단이 이 박람회장 운영을 현재 맡고 있다. 총 정원 30여 명에 불과한 인원으로 271만 제곱미터으로 축구장 380개 넓이의 어마어마한 엑스포장을 관리하고 있어 절대적으로 역부족이다.

재단은 스스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상가나 게스트하우스, 플라이스카이 등 각종 임대 사업으로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비싼 임대료로 임대업자들과 갈등을 빚거나 실내공간들을 놀리고 있다.

결국 정부의 적극적인 사후활용 의지가 없는 이상 앞으로도 사후활용은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박람회 때문에 수 조 원을 퍼부었는데, 또 손을 벌리느냐 하는 것이 정부의 심정일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그렇게 혈세를 퍼부은 여수박람회장이 이렇게 썩도록 내버려 둘 것이냐라고 볼 수 있다.

예산을 더 투입해라는 뜻이 아니라 활성화를 위해 좀 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달라는 것이 지역사회의 주문이다. 예를 들어 정부에서 투자자로 예상되는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만난다든지, 각종 인센티브를 더 제시해서 적극적인 투자 유치 의지를 보이라는 것이다.

애초 여수박람회의 사후활용은 거대 중국 시장을 겨냥했다. 실제로 박람회 당시 찾았던 중국 암웨이 사가 아름다운 박람회장에 반해서 지난 5월~7월까지 대형 크루즈를 타고 데려온 인센티브 관광단 2만여 명을 여수엑스포장에 풀었다.

암웨이가 직접 지출한 총액만 176억 원이다. 여행참가자들도 비슷한 규모의 비용을 부담했으니 모두 345억 원 상당이 이번 행사에 쓰였다. 관광공사는 생산 파급효과만 577억 원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텅텅 비어 있는 엑스포장을 보고 다소 실망했다는 후문이다.

크루즈 부두를 보다 확충하고 중국 투자기업을 유치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유치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다.

여수시와 전라남도도 지속적으로 관광객이 모일 수 있도록 주철현 시장의 공약인 해양비엔날레와 같은 콘텐츠를 꾸준히 개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