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2015-7-1
살아가면서 누구의 짝이 된다는 것은 기쁜 일이다. 마음이 통하는 동무와 함께라면 어딘들 못 가고, 무엇인들 못 할쏘냐. 함께 있으면 편안해지고, 떨어져 있으면 찾게 되는 게 짝이 되는 동무, 다시 말해 반려(伴侶)일 것이다. 배우자일 수도 있고, 친구일 수도 있겠다. 꼭 말로 의사소통을 안 해도 이심전심으로 통하는 개나 고양이 등 동물들도 반려의 반열에 오른 지 오래다.
친구는 “얼마 전 너무 아파 집에서 배를 부여잡고 뒹구는데 아내는 TV 드라마에만 정신이 팔려 소파에 앉아 꼼짝하지 않고,강아지만 다가와 낑낑대더라”며 푸념 반 농담 반의 하소연을 늘어놓았다. 사실 집에서 반려동물보다 못한 대접을 받는 배우자들이 많다고 한다. ‘진짜 반려’에 대한 믿음이 깨졌기 때문이리라. 아니면 반려(叛戾·배반하여 돌아섬)한 반려에 대한 앙갚음일까.
요즘 정치권을 보면서 반려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한때 너무도 돈독했던 정치적 반려에서 지금은 등을 맞대고 돌아선 박근혜 대통령과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모습은 영원한 동지도 영원한 적도 없다는 정치권의 속설을 떠올리게 해 씁쓸하기만 하다.
박홍환 논설위원 sting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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