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아트칼럼

[그림이 있는 아침]마네의 유혹…야릇한 춘심

바람아님 2015. 9. 1. 00:39

한국경제 2015-04-13

 

에두아르 마네의 ‘나나’(154×115㎝), 1877년작

 

프랑스의 자연주의 소설가 에밀 졸라는 1880년 미천한 창부였다가 육체만으로 인기 여배우가 된 여인의 삶을 다룬 소설 ‘나나’를 출간한다. 책이 발간되기 전부터 내용을 알고 있던 에두아르 마네(1832~1883)는 1877년 소설과 같은 제목의 그림을 먼저 선보였다. 바로 이 그림이다. 고급 창녀의 부귀영화와 몰락을 통해 고위층의 부패를 시각예술로 비판한 작품이다. 이 작품이 나오자 파리 시내가 들썩였다. 그림의 실제 모델이 고급 창녀 출신 여배우 앙리에트 오제르였기에 누가 봐도 매춘을 소재로 한 작품이란 게 확실했기 때문이다. 살롱(프랑스 공모전)에 출품했지만 심사위원들조차 외면했다.

유혹을 머금은 여체에선 관능미가 철철 넘친다. 남자의 시선을 의식한 듯 엉덩이를 당당하게 내미는 여인의 표정에서 야릇한 춘심이 느껴진다.

김경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