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아트칼럼

[그림이 있는 아침]박수근의 '나무와 두 여인'

바람아님 2015. 9. 3. 08:22

한국경제 2015-05-18

 

(130×89㎝), 1962년작

 

‘국민화가’ 박수근 화백(1914~1965)은 강원 금성에서 서울 창신동으로 이사한 1952년부터 10여년 동안 ‘나무와 두 여인’ ‘절구질하는 여인’ 등 대표작 100여점을 쏟아냈다. 열악한 조건에서도 어렵고 힘든 시대를 묵묵히 살아간 사람들의 꿈과 의지를 선하고 진실하게 화폭에 담아냈다.

박 화백이 1962년에 그린 이 작품 역시 창신동 시절 화강암 같은 질감으로 궁핍했던 시대를 담담하게 그려낸 최고의 명작으로 꼽힌다. 나무를 경계로 걸어가는 여인과 아이를 업고 서 있는 여인의 대조적인 포즈가 흥미롭다. 나뭇가지로 상징되는 가난한 시대의 삶, 그 속으로 돌아가는 사람과 기다리는 사람의 풍경이 묘한 울림을 준다. 이 그림이 시장에 나온다면 가치는 얼마나 될까. 80호 대작인 데다 소설가 박완서의 출세작 ‘나목’의 주제가 된 작품인 만큼 피카소의 ‘알제의 여인들’ 낙찰가(1967억원)의 10%는 돼야 한국미술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김경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