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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바닥 모를 수출 쇼크, 구조개혁만이 살 길이다

바람아님 2015. 9. 2. 10:09

[중앙일보] 입력 2015.09.02

 

수출 비상이다. 8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7%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8월(-20.9%) 이후 6년 만의 최대폭이다. 수출액도 393억 달러에 그쳐 2011년 2월 이후 처음으로 400억 달러를 밑돌았다. 품목별로 보면 무선통신기기와 반도체를 제외한 주력품목이 나란히 위축됐다. 지역별로도 베트남을 제외한 모든 지역으로의 수출이 감소했다. 이대로라면 5년 연속 교역 1조 달러 달성이 어려울 지경이다. “상반기 세계 교역액이 11.9% 줄어든 데 비하면 선방”이라고 자위하기도 어려워졌다. 성장과 일자리를 여전히 수출에 기대고 있는 한국엔 ‘쇼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쇼크의 직접적인 원인은 중국 경제의 부진이다. 중국의 수출 증가세가 꺾이면서 한국산 중간재 수요가 줄고 가격이 떨어졌다. 지난달 대중 수출이 8.8% 감소했는데, 중국 의존도가 거의 절반인 석유화학제품의 경우 25% 넘게 줄었다. 수출 감소의 또 다른 원인인 유가 하락도 중국 영향이 크다. 중국 수요가 감소하고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원유를 비롯한 전 세계 자원값이 급락했다. 전체 수출의 58%를 중국과 신흥시장에 의존하는 한국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이런 상황이 쉽게 바뀌기 어렵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중국은 이미 7%선의 안정 성장과 내수 위주로 경제를 재편하는 뉴노멀(新常態)로 전환 중이다. 지난달 국내와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든 중국발 증시 불안도 이 과정에서의 진통이라고 볼 수 있다. 더 이상 성장하는 중국 수출에 올라타 중간재·자본재를 파는 우리의 수출 전략이 유효하지 않다는 의미다.

 이런 변화에 빨리 대응해야 한다. 지난 20여 년간 ‘중국 특수’로 누린 수출 호황은 잊어야 한다. 지난해 수출의 25%, 해외 주식투자의 40%가 중국으로 나갔다. 중국 수출이 쪼그라들면 한국도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방법은 체질개선밖에 없다. 기업과 정부는 비상한 각오로 수출을 지키면서 노동개혁과 부실기업 정리, 내수 육성과 같은 구조개혁의 고삐를 더 단단히 죄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