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文,社會科學/歷史·文化遺産

[역사이야기] 환향녀들의 한과 눈물이 담긴 '홍제천'

바람아님 2015. 11. 24. 00:23
YTN 2015-11-23

서울특별시 종로구, 서대문구, 마포구에 걸쳐 흐르는 홍체천.

조선, 인조시대, 이곳에선 양반, 천민을 막론하고 수많은 아녀자들이 몸을 씻는 진풍경이 벌어졌습니다.

인조는 홍제천에서 몸을 씻으면 아녀자들의 과거는 묻지 않겠다고 하명했다는데요.

저마다 가슴 아픈 사연을 품은 아녀자들의 홍제천 몸씻기 행렬... 과연, 그 속엔 어떤 역사가 담겨 있는 것일까요?


병자호란이 한창이던 인조 14년, 청나라는 우리나라 백성, 50만여명을 포로와 인질로 끌고갔습니다.

특히, 미인이 많기로 소문난 지역인 의주와 평양에서는 서민은 물론 양반의 부인과 첩까지 납치되어 끌려가기 일쑤였는데요.

대부분의 아녀자들은 다시 고국으로 돌아올 수 없었지만, 운좋게 도망을 치거나, 많은 돈을 주고 풀려난 이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고국으로 돌아온 그녀들에겐 청나라에서 정절을 잃고 돌아온 환향녀라는 손가락질 뿐.

양반 가문에서는 환향녀들에게 자결을 강요하거나 이혼을 요구했는데요.


유교사회인 조선에서 이혼은 용납할 수 없는 일!

인조는 고민 끝에 환향녀들을 위한 대책을 내 놓았는데요.

그것이 바로, 홍제천에서 몸을 씻으면 모든 과거는 불문에 부친다는 것이었습니다.

청나라에서 조선으로 돌아오는 초입이었던 홍제천엔 그 뒤로, 수많은 환향녀들이 몰리기 시작했는데요.


하지만, 그뒤에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환향녀들은 그 주변에 터를 잡기 시작했고, 그곳은 왕의 큰 은혜에 감사한다는 의미로 홍은동이라 불려졌습니다.

환향녀들의 한과 눈물이 담긴 홍제천 그 속엔 가슴 아픈 역사가 서려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