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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중국이 걷는 길 17] 시진핑 달력은 왜 168위안일까

바람아님 2016. 2. 5. 01:09
[J플러스] 입력 2016.02.04 08:06

유상철 기자는 1994년부터 98년까지 홍콩특파원, 98년부터 2004년까지 베이징특파원을 역임했고, 2007년부터 2012년까지 5년 간 중국연구소 소장을 지낸 중국통입니다.

중국은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초강대국으로 성장했습니다. 앞으로 중국은 어떻게 변모해나갈까요. 그에 맞춰 우리는 또 어떻게 적응하고 도전해나가야 할까요.
유상철 기자의 '시진핑의 중국이 걷는 길'은 이같은 질문의 실마리를 찾기 위한 칼럼입니다.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시진핑의 중국이 걷는 길'을 업로드할 예정입니다.

중국 공산당은 인민이 물(水)이라면 당원은 물고기(魚)라고 말한다. 당원은 인민을 떠나 살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인민의 삶 속에 깊숙이 들어가야 제대로 된 당원이다.

그래서일까. 시진핑의 친민(親民) 이미지 다지기는 시각적으로도 활발하다.
 

 

우선 시진핑이 만화로 그려지고 있다. 2014년 2월 베이징시 당위원회 선전부가 주관하는 인터넷 사이트인 첸룽왕(千龍網)은 시진핑이 집권 이후 바삐 활동하는 모습을 ‘시진핑 주석의 시간은 다 어디로 갔나’라는 제목하에 만화로 그렸다.

회색 점퍼에 남색 바지 차림의 소박한 시진핑의 모습은 정치인을 더 이상 차가운 얼굴이 아닌 인정미 넘치는 인물로 대중에게 다가서게 했다는 점에서 평가를 받았다. 과거 중국 영도인은 옷깃을 여미고 단정하게 앉아 있거나 함부로 말하지 않으며 또 좀처럼 웃지 않는 엄숙한 표정을 짓는 게 보통이었다.

그러나 21세기 중국의 리더 시진핑은 서민과 함께하는 친민 지도자의 모습을 구축하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고 또 이제까지는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여기엔 부정적 보도를 막을 수 있는 중국 공산당 선전부의 막강한 파워가 작용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그런 시진핑이 2016년엔 달력에도 등장해 서민의 집에 걸리게 됐다. 상하이 화따(華大)인쇄공사가 ‘성세중화(盛世中華)’라는 제목의 2016년 달력에 시진핑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를 모델로 등장시킨 것이다.

시진핑이 외치는 중국꿈을 달성하자며 강국(1~2월) 번영(3~4월) 책임(5~6월) 초월(7~8월) 조화(9~10월) 탐색(11~12월)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가수 출신의 인민해방군 소장으로 출중한 외모를 자랑하는 펑리위안 여사에 맞춰 시진핑 또한 뽀샵을 적잖게 한 게 눈에 띈다.
 

 

근데 달력 가격이 만만치 않다. 우리 돈 3만원 가량 되는 168위안이다. 왜 168위안일까. 중국어 발음에 빗대 행운을 비는 중국인의 기지가 돋보인다. 168을 중국어로 발음하면 ‘이료우빠’인데 이는 ‘이루(一路, 가시는 길 또는 하시는 일)’ ‘파(發, 발전하시기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마음에 필자 또한 책상 앞에 큼지막한 이 달력을 걸었다. 혹시 누가 아나. 효험이 있을 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