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中國消息

中 상가서 울어주는 '哭 도우미' 성업

바람아님 2016. 4. 9. 00:26
동아일보 2016.04.05. 03:04

“빈소에서 감정을 억누르고 있는 유족이 눈물을 흘리도록 도와 유족의 상심을 덜어주는 것이 보람입니다.”

중국 쓰촨(四川) 성 청두(成都)에서 발행되는 화시두스(華西都市)보는 상가에서 곡(哭)을 해주고 돈을 받는 ‘곡 도우미’가 성업 중이라며 경력 19년째인 진구이화(金桂花·가명·42) 씨의 사례를 소개했다.

청두 시 화양(華陽) 진에 사는 진 씨는 19년 전 시아버지가 사망했을 때 많은 돈을 주고 몇 명으로 구성된 악단을 불러 장례를 치르는 것을 보고 사업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악기 연주를 잘하는 남편과 친구 몇 명을 모아 장례식에 찾아가 곡을 해주고 돈을 받았다.

중국 화시두스보가 경력 19년 차의 베테랑 ‘곡 도우미’로 소개한 진구이화 씨. 사진 출처 화시두스보

처음 23세의 나이에 낯선 사람 영정 앞에서 곡을 할 때는 검은색만 봐도 겁이 났지만 “가족들 먹여 살리기 위해 눈 딱 감고 하자”고 다짐한 지 19년, 이제는 베테랑이 됐다. 그는 초기에는 한 달에 의뢰가 10∼20건 들어왔지만 요즘은 화양 진에만 곡 도우미가 20명이 넘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해져 한 달에 한두 건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짙은 향 연기에 오랜 시간 곡을 하다 실명 위기에 처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곡 해주고 받는 돈은 정해져 있지 않고 상주가 주는 대로 받는다면서 적게는 100위안(약 1만8000원)에서 많게는 1000위안을 넘기도 한다고 했다. 곡에도 기술이 필요하다며 감정이입이 되지 않으면 전파력을 갖지 못한다고 말한다. 빈소에 가기 전 고인의 이력을 듣고 힘겨웠던 과정을 생각하며 곡을 준비한다. 진 씨는 “고령으로 사망한 경우 고인이 생전에 얼마나 힘겹게 자식들을 키웠는지, 떠나보내는 자녀들 마음은 얼마나 아픈지 등을 곡 가사에 넣고, 망자가 가는 길 편하고 후손들 잘 보살펴 달라고 순서를 따라 가다 보면 따라 울지 않는 유족이 없다”고 소개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