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北韓消息

체면 구긴 北, 5차 핵실험·ICBM 발사 감행할까

바람아님 2016. 4. 16. 00:43
국민일보2016.04.15. 20:37

중거리 무수단 미사일(사거리 3000㎞ 이상)을 발사해 고강도 무력시위를 벌이려던 북한의 야심찬 계획은 15일 일단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달 말 이수용 북한 외무상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미사일을 발사해 미국을 압박하려던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하지만 오히려 체면을 구긴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은 물론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KN-08을 기습 발사하거나 5차 핵실험까지 강행할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이 외무상의 방미와 다음달 7차 당 대회를 앞두고 도발 수위를 급격히 끌어올릴 수 있어 당분간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 고조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은 올 들어 스커드 계열 단거리 미사일과 신형 300㎜ 방사포를 발사하는 등 ‘릴레이 도발’을 이어왔다. 이날 발사한 무수단 미사일은 구 소련제 R-27(SS-N-6)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복제한 것이다. 구소련 미사일 기술자들이 대거 북한으로 유입돼 제작에 참여했다. 각종 시뮬레이션 자료도 충분해 시험발사도 하지 않고 실전 배치할 만큼 북한이 기술력을 자신했던 미사일이다. 이동식 발사대(TEL)에 장착돼 사전탐지나 발사 후 보복사격도 쉽지 않아 북한이 보유한 미사일 중 가장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날 발사 실패로 인해 뜻하지 않게 기술적 한계를 노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발사 후 초기 상승 단계에서 폭발했다면 추진제와 산화제가 배합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수 있다. 무수단 미사일은 추진제로 비메탈하이드로진(UDMH)을, 산화제는 적연질산을 쓴다. 미사일 발사 직전에 이뤄지는 산화제 주입 과정에서 제대로 배합이 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또 메인 엔진과 보조엔진 연결에 문제가 있어 자세제어에 실패해 엔진분사에 문제가 발생했을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중거리 미사일의 연료배합 및 압력조절, 자세제어 등이 쉽지는 않다”며 “북한도 어려움에 부딪힌 것 같다”고 했다. 북한이 지난달 18일 발사한 노동미사일 2발 가운데 한 발도 공중에서 폭발했었다. 하지만 한 번의 시험발사 실패만으로 무수단 미사일의 기술적 한계를 단언하긴 무리라는 시각도 있다. 또 다른 미사일 전문가는 “선진국들도 통상 10번 중 2번 정도는 실패한다. 그동안 북한은 비교적 실패율이 낮았던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브라이언 매키언 미국 국방부 수석부차관보는 13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열린 미 상·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의 한반도 배치와 관련, “한·미는 사드 배치에 대한 공식협의를 하기로 결정했으며 한국 총선 결과가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윌리엄 고트니 미군 북부 사령관은 “북한 KN-08이 핵탑재물을 미 본토 대부분에 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