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 기자회견 취소돼 왕이 홀로 회견…심각한 진통 겪은듯
(서울·상하이=연합뉴스) 인교준 기자·정주호 특파원 = 중국 주최로 윈난(雲南)성 위시(玉溪)시에서 열린 '중국-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외교장관 특별회의'에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중국의 행동에 우려를 표시하는 아세안의 성명이 나왔다가 돌연 철회돼 주목된다.
15일 AFP 통신 보도에 따르면 아세안 회원국인 말레이시아 측이 "긴급한 수정"이 필요해 발표된 아세안 성명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는 이런 입장을 특별회의 장소가 아닌 자국의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발표했다.
이 대변인은 아세안 장·차관들이 승인한 성명이 언론에 발표되고 나서 해당 성명이 철회됐다는 통보가 왔다고 전했다.
앞서 전날 특별회의에 참석한 아세안 회원국 대표들은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 "신뢰와 확신을 무너뜨리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최근의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이는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보, 안정을 약화할 개연성이 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이어 "우리는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을 포함해 전 세계가 인지하고 있는 국제법의 원칙에 따라 남중국해에서의 항행의 안전과 자유, 평화가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아세안은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유지·촉진하는 것은 물론, 위협이나 강압이 아닌 법률과 외교적 절차를 거쳐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책무를 안고 있다는 뜻을 분명히 한다"고 덧붙였다.
성명 내용은 구체적으로 중국을 적시하지는 않았으나, 최근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확장 공세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와 관련, 아세안의 성명이 어떤 이유로 긴급 수정을 하게 된 것인지와 어느 국가가 문제를 제기한 것인 지에 대한 얘기는 나오진 않고 있다.
그러나 해당 특별회의가 중국에서 열리는 상황에서 중국을 비판하는 성명이 나왔다는 점에서 중국의 반발이 있었을 것이라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그동안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서 말레이시아가 중국 입장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왔다는 점에서, 말레이시아의 문제 제기로 아세안의 성명 발표가 진통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합동 기자회견이 취소되는, 다자간 국제회의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 연출돼 이번 회의가 심각한 진통을 겪었음을 보여줬다고 싱가포르 연합조보(聯合早報)가 전하기도 했다.
당초 전날 오후 예정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비비안 발라크리슈난 싱가포르 외무장관의 합동 기자회견이 3시간이나 늦어진 끝에 결국 왕 부장 홀로 기자회견을 여는 상황이 빚어졌다.
싱가포르는 이번 특별회의 중재국으로 아세안 10개국을 대표해 중국과 합동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으나 귀국 항공편을 취소할 수 없다는 이유로 기자회견에 불참한 것이다. 발라크리슈난 장관은 전날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없이 회의장을 떠났다. 중국측은 기자들의 요청에 기자회견이 무기 연기되거나 아예 취소될 수도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왕 부장은 이에 대해 "각국 외무장관이 많은 문제를 토론하면서 일정이 늦어졌고 발라크리슈난 장관의 싱가포르행 항공편을 바꿀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필리핀이 중국의 일방적인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제동을 걸 목적으로 네덜란드 헤이그 소재 상설중재재판소(PCA)에 관련 사안을 제소했고, 그 판결 결과가 수 주일 후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을 겨냥해 비판한 아세안의 남중국해 성명이 채택되면 중국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아세안과의 대화관계 수립 25주년을 기념해 이번에 양측 간 외교장관 특별회의를 개최했고 아세안 10개국이 외교장관 또는 차관을 대표로 참석시켰다.
중국은 지난 3월 메콩강 유역 5개국의 총리·부총리 등을 하이난(海南) 성으로 초청해 제1차 '란창(瀾滄)강-메콩강 정상회담'을 연 데 이어 지난달 말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서의 제6차 중국-아세안 국방장관 비공식 대화에서 중국과 아세안 국가들의 연합 군사훈련도 제안하는 등 '친(親)아세안' 행보를 하고 있으나, 반응은 신통치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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