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북한을 겨냥한 미국 태평양 전략의 전초기지이자, ‘불침항모’(不沈航母)로 불리는 괌(Guam) 주민들이 미국으로부터 독립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검토 중이다. 괌에서 1만2,700㎞나 떨어진 본토 워싱턴 당국자들이 주민 의사와 상관없이, 괌 주둔 해병대 병력 증강을 추진하고 있는 것에 대한 반감 때문이다.
18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에디 바자 칼보 괌 지사는 ‘의무만 있고 권리는 없는’ 괌의 지위를 바꾸기 위해 7월 중 ‘탈(脫) 식민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또 올해 11월에는 괌과 미합중국 사이의 향후 관계 재설정 여부에 대한 주민투표를 추진 중이다.
칼보 지사는 “괌의 젊은이들은 미군으로 복무하며 다른 나라의 민주주의를 수호하는데도, 정작 자신들을 군대로 보낸 대통령과 의원을 뽑는 선거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괌은 미국 영토이지만 정식 주로 편입되지 못해, 주민들도 미국 시민으로는 인정되지만 대통령과 연방 의원 선거에 참여할 수 없다.
워싱턴포스트는 11월 주민 투표가 이뤄진다면,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하거나 ▦팔라우ㆍ마셜군도처럼 미국 자치령이 되거나 ▦완전한 괌 공화국으로 독립하는 등 3가지 방안에 대한 의사를 묻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신문은 “괌의 지위는 법적으로 미 연방의회만이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주민투표 결과는 구속력이 없다”면서도 “인구 16만명에 불과한 괌으로 일본 오키나와 미 해병대 병력 1만명을 추가로 이동시키기로 한 본토 정부에 대한 괌 주민들의 불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행동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o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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