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에서 흑인을 향한 경찰 총격에 항의하는 시위가 번지고, 미 경찰의 군(軍) 수준 중무장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시위 현장에서 포착된 한 장의 사진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에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중무장한 경찰들이 일렬로 늘어선 '인간 바리케이드' 앞에 얇은 민소매 드레스를 입은 한 흑인 여성이 홀로 마주 서 있고, 중무장한 경찰 두 명이 다급하게 이 여성 앞으로 달려와 제지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 루이지애나 배턴 루지 경찰청 앞에서 흑인에 대한 경찰의 과잉진압에 항의하며 도로를 막아선 시위대가 경찰에 의해 도로 바깥으로 해산된 직후 찍힌 사진이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이 여성이 아스팔트 위에 두 발을 단단하게 디딘 채, 중무장 경찰이 눈앞으로 다가오는데도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꼿꼿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점이다.
당시 이 사진을 찍은 로이터통신의 프리랜서 사진작가 조나단 바크먼은 미 시사잡지 '더 애틀랜틱'에 그녀는 움직이지 않음으로써 저항하는 것처럼 보였다면서 마치 "당신들이 와서 나를 잡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맞선 흑인 여성은 결국 체포됐다. 체포 과정에서 이 여성은 아무 말도, 저항도 하지 않았고, 경찰 역시 물리력을 사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사진은 소셜미디어를 타고 빠르게 퍼지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이 사진이 역사에 남을 "전설적 사진"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계 영국인 소설가 하리 쿤즈루는 여성이 "압박 아래서의 우아함(Grace Under Pressure)"을 보여줬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는 대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용기'를 규정하며 사용한 말이기도 하다.
이 여성의 신원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더 애틀랜틱'과 BBC는 독자들에게 이 여성의 신원에 대한 제보까지 요청하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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