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日本消息

日, 北미사일 기술 고도화 '위기감'.."새 단계 들어서"

바람아님 2016. 8. 5. 00:19
뉴스1 2016.08.04. 15:49

일본 정부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 동향에 강한 '위기감'을 느끼는 모습이다.

북한이 3일 동해상을 향해 쏜 탄도미사일이 사상 처음으로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에 떨어진 데다, 그동안의 미사일 발사 때와 달리 이번엔 사전에 도발 징후를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일본 언론들조차도 자국의 "미사일 방어능력에 한계가 있음이 드러났다"고 보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4일 지지통신과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그동안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가 감지될 때마다 자위대에 '파괴조치 명령'을 내리고 그에 대비해왔다.


일본 도쿄 방위성 부지 내에 설치된 육상자위대의 지대공 패트리어트(PAC3) 요격 미사일(자료사진). © AFP=뉴스1
일본 도쿄 방위성 부지 내에 설치된 육상자위대의 지대공 패트리어트(PAC3) 요격 미사일(자료사진). © AFP=뉴스1

'파괴조치 명령'이란 북한이 쏜 미사일 등의 발사체가 일본 영공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될 경우 동해상의 해상자위대 이지스 구축함이나 일본 본토의 육상자위대 지대공 패트리어트(PAC3) 미사일 등으로 요격·격추토록 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일본 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에 대해선 자위대에 '파괴조치 명령'이 전달되지 않았다"며 "정부가 지방자치단체 등을 통해 긴급사태 발생을 알리는 'J얼럿(J-Alert)' 시스템 또한 가동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이 고정식 기지가 아닌 이동식 발사대(TEL)를 통해 발사됐기 때문에 사전에 정찰위성 등을 통해서도 그 징후를 포착하지 못했다는 게 일본 정부 측의 설명이다.

미국 정부 당국자도 NHK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에 대해 "이동식 발사대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운용능력이 고도화돼 이 지역의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북한은 비행 중 폭발 또는 추락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이번 미사일을 동해안이 아닌 서해안에서 동쪽 방향으로 발사, 자국 상공을 통과시켰다.


일본 방위성 간부는 북한이 "미사일 성능에 자신감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일 군 당국은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이 일본 전역을 사정권에 넣는 중거리 미사일 '노동'(사거리 1300㎞)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미사일 진행방향을 볼 때 아오모리(靑森)현의 주일미군 미사와(三澤) 공군기지나 쓰가루(津輕)시 샤리키(車力)통신소의 미사일 방어용 'X밴드 레이더'를 겨냥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일본 해상자위대는 북한 미사일의 보다 정확한 성능과 기술개발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현재 미사일이 떨어진 해역에서 그 파편 회수를 위한 수색작업을 진행 중인 상황.


앞서 해상자위대는 항공 수색을 통해 3일 오후 아키타(秋田)현 오가(男鹿)반도 서쪽 일본 EEZ 내 해상에서 북한 미사일의 파편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발견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4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현재까지 회수된 표류물 중에선 탄도미사일이나 그 일부라고 판단할 수 있는 물체는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수색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 내에선 차제에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고고도 요격 시스템 도입 등을 서둘러 방어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북한 미사일이) 일본 영토까지 날아왔다고 해도 요격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며 "(북한의) 미사일 개발이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 긴장의 수준을 높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NHK는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에 대해 "대북 제재 강화 등에 보조를 맞추고 있는 한미일 3국의 협력을 견제하려는 목적인 것 같다"고 전했다.


장용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