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 2016.08.21 09:56
글로벌 기업인 구글이 국내 시장에서 매년 조 단위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고용 창출이나 사회적 기부 등 한국시장에 대한 투자에는 인색하다는 지적이다.
삼성이나 현대차, CJ, SK 등 국내 대기업들이 앞다퉈 사회적 공헌에 나서고 있는 것과 대조되는 모양새다.
시장조사업체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구글코리아는 구글플레이 게임카테고리를 통해 지난해 1조6751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7월까지 벌어들인 수익도 1조1460억 원에 달한다.
대부분 국내 기업들이 내는 수수료를 통해 벌어들인 소득이다.
구글플레이는 세계 최대의 앱 장터로 기업들이 앱을 올리면 가격의 30%수준을 수수료로 떼간다. 예를 들어 국내 개발사가 1000원짜리 앱을 팔면 300원은 구글 매출인 셈이다.
이외에도 유튜브를 통한 광고수입 등을 감안하면 한국에서만 수조 원대의 수익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구글이 국내에 내는 세금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국내 광고주는 구글 온라인 검색광고 계약 시 구글 싱가포르 법인과 계약을 체결하고 있고, 유료앱 결제나 인앱 결제 시에도 미화로 결제되는 방식으로 매출은 전부 해외로 잡히고 있는 탓이다.
고용창출도 미미한 수준이다. 전세계 구글직원은 6만6600여명에 달하지만 구글코리아의 직원은 200여명 안팎에 불과하다.
한마디로 벌어가는 돈은 많지만 고용 창출도 경제적인 기여 효과도 미미하다는 소리다.
특히 구글이 한국을 ‘테스트 베드’로 삼아 왔다는 것을 감안하면 더 그렇다.
올초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와 이세돌 선수의 대국이 전세계 이목을 집중시키면서 구글은 천문학적인 경제효과를 얻었다. 여기에 점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인공지능(AI) 시장에서 알파고는 선도적인 입지를 다졌다.
지난 4월 구글이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최한 ‘구글플레이 인디게임 페스티벌’도 마찬가지다. 스타트업 육성이라는 긍정적인 의도로 출발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단발적인 행사에 상금 등 실질적인 혜택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구글은 한국에서 먼저 일회성으로 개최한 후 성과를 보고 동남아와 일본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구글은 늘 한국이 구글플레이 상위 5개 국가에 속해있다며 얼마나 중요한 시장인지와 ‘투자’를 얘기하지만 뒤돌아보면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
사실 구글은 국내에서 이미 독점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비용도 지출할 필요가 없어 투자를 바라는게 무리일지 모른다.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이 88% 수준인데 80%가량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쓰고 있다. 유튜브 또한 동영상 서비스 시장에서 8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통신사들은 자사 데이터센터(IDC)안에 구글 유튜브 캐시서버를 설치해줬을 뿐만 아니라 망 이용료도 받지 않고 있다.
국내시장에서는 견제를 통해 균형의 추를 잡아줄 만한 경쟁자가 없다는 것이 결국 소비자에 더 큰 비용으로 돌아오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토종 앱스토어가 무조건 있어야 하고 소중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다만 시장에서 힘의 균형이 독점적인 사업자에 치우쳐 있을 때가 문제”라고 지적한 것을 뼈아프다.
최근 구글은 지도 국외 반출 문제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정부는 24일 협의회를 열고 이 문제를 결론낼 예정인데, 구글은 국내에 서버를 두고 서비스 하면 승인 여부와 관계없이 즉시 이용할 수 있지만 구글은 모든 국가에 서버를 설치할 수 없으며, 국내에 지도데이터 전용 서버를 설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도는 ‘빅데이터’ 가운데서도 가장 활용도가 높아 알짜 정보에 속한다. 과거부터 지도를 사용하려는 사람은 많지만 이를 제작하는 것은 국가나 대기업이다. 지도를 수정·편집하고, 마케팅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극히 소수에 속한다.
구글의 지도를 보면 전세계 사람들이 모아놓은 집단지성의 보고다. 그 안에는 우리가 가보지 못한 지역명소나 맛집까지 생생한 후기가 더해져 골목골목 그려진다.
구글의 사업에 지도가 필요하다면 정보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거나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설치하면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구글의 경쟁사인 애플은 협력사인 톰톰코리아를 통해 한국의 공간정보 업체인 ‘맵퍼스’에게 지도 데이터를 받아 서비스를 제공 중이기도 하다.
구글은 왜 한국 투자에는 인색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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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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