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에 하반기 반등 불확실 / 한국, 이달 수출액 224억달러.. 역대 최장기 마이너스 우려감/상반기 세계무역액 6년래 최저
◆상반기 세계 무역액 6년 만에 최저… 한국도 9.9% 감소
22일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올해 들어 6월까지 전 세계 주요 71개국 간의 무역액은 14조425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5조2540억달러)보다 5.4% 감소했다. 세계무역액은 2014년 17조2760억달러를 정점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11.7% 줄었고, 올해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상반기 세계 무역액은 2010년 상반기(13조3600억달러) 이후 6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경기 침체와 디지털 무역 증가, 원자재 가격 하락 등 여러 악재가 겹친 결과라는 게 WTO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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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71개국 중 4분의 3이 전년 대비 수출 감소세를 기록했다. 특히 세계 최대 수출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의 무역액이 쪼그라들면서 대중 무역 의존도가 큰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이 크게 줄었다. 중국의 상반기 수입은 10% 줄었고, 전년에는 증가했던 수출도 7.7% 감소세로 돌아섰다. 그 여파로 아시아 국가의 수출액은 6.5% 줄어 지난해 상반기(-6.0%)보다 부진이 깊어졌다. 인도네시아의 감소폭(11.3%)이 가장 컸고, 말레이시아(10.2%), 싱가포르(-10.0%), 한국(-9.9%), 대만(-9.1%) 등이 뒤를 이었다. 우리 수출은 지난해 상반기에는 5% 줄어든 데 이어 올해는 감소폭이 2배 가까이로 확대됐다. 국제유가 급락으로 산유국들의 타격도 컸다. 그 직격탄을 맞은 러시아는 수출 감소폭이 29.3%에 달해 가장 컸다.
◆하반기 반등도 불확실… 환율 불리하게 작용
우리 수출은 하반기에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7월 들어 전년 동기 대비 10.2% 줄어든 데 이어 이달 중순까지도 ‘마이너스 덫’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수출액은 224억48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 줄었다. 월별 수출액은 작년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19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하고 있다. 이는 월간 수출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최장 기간이다. 지난 6월에는 수출액 감소 폭이 1년 만에 가장 작은 -2.7%로 좁혀지면서 회복 기미를 보이는 듯했지만 7월 들어 다시 확대됐다.
정부는 이달로 수출 마이너스 행진에 마침표를 찍기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전세계 교역량이 점차 늘고 있는 데다 8월 전체 조업일수가 작년보다 이틀이나 많은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최근 “8월 이후부터 하반기 전체로 보면 우리 수출이 플러스로 반전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한다”고 밝혔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국제유가 회복세를 장담할 수 없는 데다 가파른 원화절상 흐름 등이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실제로 최근 들어 원화 강세에 따른 환율 하락이 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이 매월 발표하는 국가별 실질실효환율(2010년 100 기준)을 살펴보면 주요 27개국 기준 지난달 한국은 116.93으로 전월보다 2.64% 올라 절상률 1위를 기록했다. 실질실효환율은 조사 대상 국가의 물가와 교역 비중을 고려해 통화의 실질적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로, 100을 넘어 클수록 기준연도인 2010년보다 높이 평가(절상)됐음을 뜻한다. 100보다 낮으면 반대 의미다. 27개국 기준으로 보면 한국은 세계시장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일본(1.68%), 대만(0.98%), 미국(0.70%)보다 절상률이 높다. 특히 7월의 실질실효환율은 작년 12월 119.21을 기록한 이래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이달 들어서도 원화 강세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일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95.4원으로 장을 마감해 1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황계식·이현미 기자, 세종=이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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