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産業·生産·資原

[IT로 읽는 세상] 갤럭시 노트7, 정부 앱 先탑재가 신경 쓰인다

바람아님 2016. 12. 11. 18:00

(조선일보 2016.08.24 김국현 IT 칼럼니스트)


갤럭시 노트7에 탑재된 정부의 '안전신문고' 앱

일하는 티 나서 좋겠지만 선탑재 시장 진출은 민간의 앱 개발 의욕 꺾어

본연의 일에 충실하길


김국현 IT 칼럼니스트갤럭시 노트7, 기세가 좋다. 

필압(筆壓)을 살린 펜도, 방수가 주는 생활의 안도감도 확실히 2위 그룹의 폰과는 만듦새가 다르다. 

다만 뜬금없이 선탑재(先搭載)된 정부 앱이 신경 쓰인다.


이런 선탑재는 값비싼 거래다. 

포털 첫 페이지는 점 하나하나가 돈이듯, 한꺼번에 대규모 소비자에게 일거에 도달할 수 있는 PC, 

운영체제, 스마트폰은 곧 매체다. 

이 매체에 올라탈 수 있다면 순식간에 대규모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다. 

분기당 1억 대 가까이 팔아대는 삼성전자라면 특급 매체다.


프리로드, 번들, 끼워팔기라는 이 상(商)관행은 독점만 아니라면 종종 활용된다. 

업계 용어로는 미디어 바이(Media Buy)라 하는데, 매체를 사서 단번에 점령하는 경쟁 전략이다.


이번 삼성폰에 정부 앱과 함께 들어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앱들도 이런 이면 계약의 산물이다. 

보통 계약 내역은 미공개지만, 2015년 초에 이뤄진 이 거래는 안드로이드 특허와 관련된 이 두 회사의 화해 직후에 이뤄졌다.

삼성은 이 특허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에 2013년 한 해에만 1조원이 넘는 돈을 지불했다. 

미디어 바이 딜(deal·거래)의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사례다. 구글에 대한 견제라는 공통 이해도 있었을 것이다. 

정부는 어떤 조건으로 어떤 공통 이해가 있어서 이런 초호화 경쟁 전략을 쓸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매체는 선탑재에 보수적이다. 

어쭙잖은 앱을 깔아줬다가는 서비스 강요니 소비자 불편이니 부정적 이미지를 초래해 브랜드 신용마저 추락할 수 있다. 

바탕화면이나 효과음 하나에도 적잖은 자본을 투자하며 완성도에 신경 썼는데, 외부 앱 하나가 균형을 망칠 수 있다. 

정부가 외주로 만든 앱의 완성도를 생각해 보면 의아한 거래다.


신제품 출시 시즌은 신규 시장 참여자에게는 귀한 기회다. 

그나마 새로 폰을 산 사람들이 마켓에서 새 앱을 찾아 깔기 때문이다. 

이미 앱마켓도 94%의 앱스토어 수익을 1%의 판매자가 가져가는 기득권 시장이다. 

선탑재의 난립은 스타트업에는 힘 빠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선탑재만 해준다면 영혼이라도 팔 업체는 산적해 있다. 

정부는 선탑재는 아니라 한다. 

설치 여부를 선택할 수 있고, 나중에 지울 수도 있으므로 전화기에 박혀 나오던 종래의 선탑재와는 다르다는 것. 

하지만 요즘 선탑재 거래는 그런 식이다. 

2014년 미래부는 선탑재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바 있는데, 그 골자는 삭제 가능 여부에만 초점을 두고 있다.


정부가 국민 세금으로 국민을 위해 어련히 좋은 앱을 만들었을 테니 좀 깔아주지 뭘 그리 깐깐하게 구느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삭제 가능 여부가 문제가 아니다. 정부는 이 매체라는 값비싼 땅을 수용(收用)해 미래와 경쟁하려 하고 있다. 

예컨대 이번 선탑재된 '안전신문고' 앱을 정부가 만들지 않더라도, 영국이나 일본에서처럼 민간에서 'Fix My Street' 앱이 등장, 정부와 함께 사회 과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사회 과제 해결의 역할은 공무원만의 것이 아니라는 소중한 공감대도 더불어 생긴다.


하지만 정부가 공공 데이터 개방과 그 연결 방식(API) 운영과 같은 본질에 전념하지 않고 앱 출시처럼 티 나는 일에 집중하면 

그 가능성은 줄어든다. 여기에 선탑재 같은 경쟁 전략마저 구사하면 민간은 의지마저 꺾이게 된다. 

우리는 관제 날씨 앱 대신 수많은 날씨 앱으로 제각각 날씨 정보를 얻는다. 

의미 있는 공공 데이터가 열리고 공평히 연결된다면, 즉 열린 정부가 된다면 앱은 자연스럽게 생겨난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실적은 미래에 등장할 이 앱, 즉 응용의 다양성이지 정부 앱의 설치 수가 아니다.


[키워드 정보] API란 무엇인가


API [application platform interface]

응용 프로그램이 원래 운영체제의 기능을 불러올 수 있도록 둘 사이에 미리 짜여진 약속. 

예를 들어 자동차의 구조를 잘 모르더라도 운전법을 알고 있으면 별 문제 없이 자동차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것처럼, 어떤 운영체제의 API를 알게 되면 응용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해당 운영체제의 기능을 

활용해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게 된다.




[IT로 읽는 세상] 갤럭시 노트7, 정부 앱 先탑재가 신경 쓰인다

(2016.08.24. 김국현 IT 칼럼니스트)

갤럭시 노트7에 탑재된 정부의 '안전신문고' 앱

일하는 티 나서 좋겠지만 선탑재 시장 진출은 민간의 앱 개발 의욕 꺾어

본연의 일에 충실하길


[IT로 읽는 세상] 스마트폰 이후의 세상이 열린다

( 2016.10.17  김국현 IT 칼럼니스트)

스마트폰·음성 인식 스피커 등 구글 상표 달고 출시된 하드웨어들 

'스마트폰 이후' 세상 주도하려는 구글의 제조업 욕망 드러내 

애플의 수익률도 10년 전 모험 덕… 미래는 시도하는 이에게 열려 있어



[IT로 읽는 세상] 트럼프도 해결 못할 위대한 IT 대국의 고용난

( 2016.12.07 김국현 IT 칼럼니스트)

21세기의 고도화된 성장은 금융·바이오·IT 분야에서 직원 필요없는 세상 열어

공장 들어서도 로봇이 대체… 美 중산층 고용 늘릴 묘수 없어

비단 트럼프만의 고민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