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는 쑤저우 삼성전자, 난징 LG-판다가 생산·수출해 미국에 판매하는 가정용 세탁기에 각각 52.51%, 32.12%의 반덤핑 예비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지난 9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판정은 미국 가전업체 월풀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중국산 세탁기를 미국 시장에 덤핑 판매했다며 진정을 낸 데 따른 조치다.
앞으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자체 조사를 통해 중국산 세탁기 덤핑 판매로 미국 세탁기 업체가 실질적인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하면 반덤핑 관세 부과는 현실화된다. 이 경우 지금보다 약 30~50% 높은 관세가 적용돼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의 미국 시장 내 가격 경쟁력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미국 ITC에 미국 내 세탁기 산업에 끼친 피해가 없음을 계속해서 소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역시 "미국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하고 있음을 지속적으로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이 내려진 표면적인 원인은 미국 세탁기 시장에서 점유율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는 월풀의 전방위적인 공격이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트랙라인의 자료에 따르면 올 3분기 말 기준 미국 세탁기 시장 점유율 1위는 월풀(점유율 18.6%)이다. 그 뒤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17.9%와 16.6%로 바짝 쫓고 있다. 월풀의 점유율은 지난해 말 대비 1.1%포인트 하락한 수치며,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은 1~3%포인트가량 올랐다.
월풀은 2011년에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한국산 세탁기를 저가에 판매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당시 미 상무부는 한국산 세탁기에 덤핑 판정을 내렸지만 곧바로 한국 정부가 "미 상무부의 반덤핑 관세 부과는 협정 위반"이라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고, WTO는 지난 9월 최종적으로 한국 정부와 한국 기업들의 손을 들어줬다.
최근 반덤핑 관세를 부여받은 철강 업계도 미·중 간 다툼에 한국 업체가 피해를 본 사례다. 미 상무부는 최근 중국산 철강 제품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면서 한국산 내부식성 철강에 대해서도 최대 47.8% 관세를 부과했다.
앞으로 이 같은 사례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 성향으로 미뤄볼 때 미국 보호무역주의 강도는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 생산기지를 둔 많은 한국 제조업체들이 앞으로 비슷한 상황을 반복적으로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과 정부가 머리를 모아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실리를 챙길 방안을 찾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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